전 세계적으로 몰아닥친 냉해와 폭설로 일부 채소와 과일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칠레산 포도와 미국산 오렌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한 관세 혜택마저 냉해와 폭설 피해에 무릎을 꿇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 1월 가락시장에서 수입포도는 8㎏ 상품기준으로 평균 4만3048원원에 거래됐다. 특히 1월 말(23~29일) 수입포도 가격은 4만9010원으로 계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월 4만1184원에 비해서도 무려 19%나 뛰었다.

칠레산 포도의 경우 지난해 4.1%의 관세가 부과된 반면, 올해부터는 무관세가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에서도 ‘칠레산 포도(1.2㎏)’는 지난해보다 10% 오른 1만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무관세 혜택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칠레산 포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칠레 현지의 냉해 피해 때문이다.

국내 채소가격도 이상기후에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10일 단호박(일반, 8㎏ 상품기준)은 1만2584원으로 사흘 전인 지난 8일에 비해 무려 48%나 뛰어올랐다.

당근 역시 20㎏상자 상품 기준으로 사흘 전보다 43.5% 뛰어오른 1만3835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미나리와 빨강 파프리카도 각각 38.4%, 34.1% 오른 4만6858원, 3만4973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