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싱크탱크’등기이사직 집단사퇴 추진중
4.29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이른바 ‘정동영 끊어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 전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갈 길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다. ‘정동영 끊어내기’를 주도하는 세력은 이종걸 의원 등 한 때 ‘정동영 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이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새정치연합 소속 현역 의원 30여명은 정 전 의원이 2012년 발족한 싱크탱크 ‘대륙으로 가는 길’ 등기이사직을 집단 사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륙으로 가는 길은 정 전 의원이 19대 총선 낙마 후 그 해 10월 주도적으로 만든 싱크탱크로 정 전 의원의 정치적 기반 역할을 해왔다. 등기이사는 매월 5만원의 회비를 내고 싱크탱크 사업에 의견을 제시해왔다.
이종걸 의원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고 우윤근, 안규백, 김현미, 민병두, 정청래, 주승용 의원 등 30명의 현직 의원이 2012년 11월부터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도부는 물론 이종걸, 정청래, 강창일 등 이른바 구 정동영계 의원들도 대거 포함됐다.
집단 사퇴는 이종걸 의원이 주도했다. 이 의원은 지난 주 30명의 현직 의원들에게 공지를 돌려 등기이사직 사퇴를 권유했다. 이 의원은 각 의원실의 의견을 취합해 등기이사 사퇴를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탈퇴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이 의원실에 인감증명 등의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대표적인 ‘정동영 계’로 정 전 의원의 탈당을 끝까지 만류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 때 뜻을 같이 했던 동지지만 정 전 의원이 관악을에 출마하며 당의 위기를 키우자 앞장서서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강창일 등 대다수 ‘정동영 계’ 의원들도 이미 탈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의원 측은 “일괄 사퇴를 권유한 것이 사실이다. 정 전 의원이 해당행위를 했기 때문에 명확한 선을 그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당을 위해 힘을 모아도 시원치 않은 판에 이런 해당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우리 당이 단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