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14세 학생이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정정불안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 야권 인사로부터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구받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네수엘라의 폭력 중단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아르헨티나 신문인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랄드가 보도했다.

교황은 “며칠 전 베네수엘라의 산크리스토발에서 죽은 소년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폭력을 중단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교황, “베네수엘라 10대 학생 사망 애석하지만 폭력중단하고 대화통해 사태 해결해 달라”

베네수엘라 타치라 주 산크리스토발 시에서는 지난달 24일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시위를 벌이던 14세 학생이 사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수엘라의 안위를 위한 진실하고 생산적인 만남과 대화의 장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생의 사망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안팎에서는 현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학생 사망 사건을 “지독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탄압과 관련해 고위 관리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제한하는 제재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교황청이 개입해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콜롬비아 준군사조직이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반정부 시위 등 소요를 조장한다고 맞대응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28일 자국 내 미국 외교관 수를 제한하고 미국인 관광객의 비자 발급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도 카라카스의 시장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체포되고, 집권 여당이 야당 의원을 쿠데타 공모자로 지목해 최악의 정정불안 사태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