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신고가’ 3.1배 늘 때 韓 ‘신저가’ 2.4배 급증…‘1弗=1400원’ 환율 부담 어디까지? [투자360]
코스피가 전장보다 29.49p(1.15%) 내린 2,531.66로 마감한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8.3원 오른 1,394.7원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14.54p 내린 728.84로 마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우며 쾌속 질주 중인데 비해,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1400원대로 치솟으면서 ‘큰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에 따른 하방 압력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9.49포인트(1.15%) 내린 2531.66에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14.54포인트(1.96%) 내린 728.84에 장을 마쳤다.

반면, 미 뉴욕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효과로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국내 증시의 움직임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4.14포인트(0.69%) 오른 4만4293.13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4만4000 선을 돌파해 마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 중 한때 4만4486.70을 찍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1포인트(0.10%) 오른 6001.35를 기록했다. 장중 6014.85까지 터치한 뒤 마감 기준 첫 6000선 돌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1.99포인트(0.06%) 오른 1만9298.76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마감했다.

국내 증시와 미 증시에서 서로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각국 증시 내 52주 신고가-신저가 수치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김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기준 코스피의 신고가 종목수는 19개로 10월 말 17개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는 반면, 신저가 종목수는 105개로 10월말 44개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나스닥의 신고가 종목수는 217개로 10월 말 69개에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신저가 종목 수는 122개로 10월 말 173개에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소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 수순을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반등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국내 3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실망감과 특정 업종 내 유상증자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와 거래대금의 활성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이어지고 있는 강(强)달러 현상 역시 국내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할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는 트럼프발(發)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경계감에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8.3원 오른 1394.7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간밤 1400원 선을 넘어서는 등 강달러 행진 속에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강해진 것도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력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면서 “‘환율 상승 → 외국인 국내 증시 매력도 하락 →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 → 환율 상승’이란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주요 대형주의 반등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지영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 진행 과정에서 주가가 부진했던 수출주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는 점은 환율 효과에 따른 수익성 제고와 해외 시장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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