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유튜브채널에 공개
북한말로 “기다리라” “사자. 물개 하나. 물개 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참여한 북한군이 한국어로 지시를 주고받는 무선 통신을 감청해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은 10일(현지 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이 무선 통신으로 한국어로 대화하는 내용을 올렸다.
GUR은 해당 통신을 전날 우크라이나군 정보 장교들이 감청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감청한 무선 통신 내용에 대해 암호명을 사용하여 즉각 복귀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해석했다.
GUR이 올린 영상에는 군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북한말로 동료에게 기다리라고 지시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이를 들은 동료들은 각자 암호명을 대며 ‘수신’이라고 외쳤다. 감청된 통신에는 “하나 둘, 하나 둘”, “기다리라(기다려라)”, “사자,사자. 나 물개” “물개 둘” “물개 하나” “나 물개 수신”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북한말 대화가 비교적 또렷하게 담겼다.
GUR은 영상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저지른 모든 전쟁 범죄에 대해 정당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곧 실전에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전날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많은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일 “북한군 1만1000명이 현재 (우크라이나가 진격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되어 있으며, 이 중 일부가 최근 전투에 투입돼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당국은 지난 4일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소규모’ 교전을 벌였다고 확인했다. 7일에는 북한군이 포함된 러시아 810 해군보병여단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북한군이 최대 10만명까지 병력을 파병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