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날뛴다” 北김여정 비난한 주민들…일가족 ‘행방불명’ 결말
국방부는 3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자위적·당위적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게 됐다고 주장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 대해 “억지 주장이며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치마 두른 여자가 저렇게 날뛰는 것이 꼴 보기 싫다”며 비난한 북한 주민이 체포되고 이들의 가족도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 NK는 소식통을 인용해 황해남도 해주시에 사는 주민 2명이 보위부에 체포되고, 그 가족들이 행방불명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평양 무인기 사건 관련 김 부부장의 담화문을 보고 주민 두 명이 비판적으로 발언했다. 이들의 대화를 엿들은 한 주민이 이를 보위부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들은 김 부부장에 대해 “여자가 뭘 안다고 나서서 야단하나”, “인민들이 얼마나 살기 힘든데 나라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잘 보고 뒤에서 보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 나라가 빨리 망하자면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모두 한국이나 중국으로 달아날 것”이라며 “(남북 관계 단절로)우리 희망도 사라졌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해주시는 예전부터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깨어 있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최근 해주시의 또 다른 주민도 사석에서 술을 마시며 국가를 비난하는 말을 했다가 보위부에 끌려가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해주시 보위부는 정보원들을 더 늘리고 주민 감시를 강화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