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세 경기만의 복귀전에서 시즌 3호 도움을 터뜨리고도 조기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분 브레넌 존슨의 동점 골을 도왔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에는 눈에 띄는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후반 첫 볼 터치에서 곧바로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왼쪽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슬금슬금 공을 몰며 페널티 라인까지 전진한 뒤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달려든 브레넌 존슨이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허벅지를 다쳐 공식전 두 경기를 결장한 손흥민의 '귀환'을 알린 시즌 3호 도움이자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그러나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지 단 7분 만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후반 11분 손흥민을 빼고 히샤를리송을 투입한 탓이다.
이후 손흥민의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졌다. 예상 밖 교체에 손흥민은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결국 손흥민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왔고, 어깨를 토닥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형식적으로 인사한 뒤 벤치에 앉았다.
손흥민은 벤치에 돌아와서도 좀처럼 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유니폼 상의를 입으로 깨물거나 짜증내며 소리치는 행동을 이어갔고, 이에 팀 동료가 위로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내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다 토트넘이 4-1 대승을 거두고서야 다소 누그러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손흥민이 조기 교체에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는 "토트넘이 첫 선수 교체를 할 때 손흥민은 자신이 교체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글과 함께 손흥민이 교체로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이 포착된 사진이 게시됐다. 이에 "감독이 왜 저러는 건지 모르겠다", "쏘니가 제발 더 좋은 팀으로 가길 바란다", "체력 안배라고 해도 난 이해못 하겠다" 등 조기 교체를 비판하는 누리꾼 댓글이 이어졌다.
유로스포츠도 "손흥민이 존슨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후 교체된 뒤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면서 손흥민의 반응을 조명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교체를 두고 "손흥민은 55분 이상 뛰지 않을 예정이었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건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다. 그와 (교체 시점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