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비트코인 3%대 하락…7만달러선 위협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사상 최고가를 향해 질주하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31일(현지시간) 하락하며 7만달러선이 위협받고 있다.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20분(서부 시간 오후 2시 2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39% 하락한 7만131달러(9646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 29일 7만3000달러선을 넘어서며 올해 3월 13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뒀으나, 전날 상승세가 멈춘 데 이어 이날에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7만 달러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 가격도 5.65% 떨어졌고,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띄우는 도지코인도 5.80%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을 보유한 한 투자자의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사람은 ‘롤렉스 안 사고 비트코인 산 썰’이라며 “회사에서 받은 보너스로 백화점에 2000~3000만원 정도 쓸 요량으로 롤렉스를 사러 갔는데 매장이 텅텅 비었는데 마감됐다고 다음에 일찍 오라고 해서 못 샀었다”며 “그렇게 롤렉스 못사고 친구랑 술 먹는데 비트코인 얘기하길 때 2000만원 때 1.5개인가부터 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근데 이번주 뉴스 보니까 가격이 점프해서 계좌 봤더니 ‘와우’”라며 “롤렉스와 바꾼 비트(코인) 대견하고 명품 다 의미없고 이제 롤렉스 여러개 살 수 있지만 관심이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가상자산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한 데에는 여러 악재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76% 하락 마감하는 등 주식 시장이 큰 약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내렸다. 코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은 나스닥 지수와 연동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상무부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노동부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대체로 양호했다. 그러나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3%를 넘어서는 등 급등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정치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기존 67%에서 61%로 하락했다.
가상자산 거래 회사인 GSR의 연구 책임자인 브라이언 루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폴리마켓 확률이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주식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은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