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들 ‘경영진 규탄’ 트럭시위 진행
“직원 줄고, 매출 줄어…현실 직시할 필요”
스벅 측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대응 계획 없다면 2차 시위 나설 것” 예고
편집자주 취재부터 뉴스까지, 그 사이(메타·μετa) 행간을 다시 씁니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이 ‘경영진 규탄’을 내세우며 3년 만에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무분별하게 인력을 줄이고, 의미 없는 이벤트로 매출을 줄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손정현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양측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스타벅스코리아 일부 직원들은 지난 28일과 29일 서울 중구 본사 주변에서 ‘트럭 시위’(트럭에 전광판을 설치한 뒤 주변을 돌며 요구 사항을 화면에 띄워 시위하는 행위)를 진행했다. 이번 시위를 계획한 일명 ‘총대’ A씨는 “리더십 운영의 무능력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에서 ‘합리적인 매출 목표’를 부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벤트 정책이 고객을 우롱하는 사례가 많고, 운영하는 측도 감당 못하는 복잡한 이벤트가 늘었다”라며 “새로 출시된 음료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많고, 인력도 무분별하게 줄이고 있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시위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무분별한 인력 감축과 동시에 음료 제공 시간 실적과 서비스 지표로 현장파트너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내부에서 소통이 없고, 현장에서 무조건적인 이해를 강요하며 통보하는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스타벅스 한 직원 B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경영진이 바뀌면서 새로 시행되는 정책들을 이해하는 직원들이 거의 없다”라며 “점포에서 파트너 복지를 신경 써주지도 않고, 매출액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위에서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 C씨 역시 “스타벅스 매장 수는 3년 동안 20% 가까이 늘었는데, 직원 수는 10%밖에 늘지 않았다”라며 “매장은 늘고 직원은 없는데, 계속 이상한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직원들의 사기가 높을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타벅스 매장은 1950여개로 약 2만300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들이 이날로 시위 날짜를 정한 이유는 ‘초심을 기억하라’라는 의미로, 손정현 대표이사가 2년 전 취임 인사 글을 올렸던 날짜가 10월 28일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파트너(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2021년 첫 시위 때는 ‘이벤트 때마다 화장실도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노동조합’ 설립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시위를 시작한 A씨는 “어떠한 집단이나 단체에 소속되지 않았고, 향후에도 소속될 계획이 없다”라고 노조 설립에 선을 그었다.
스타벅스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오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지출한 전체 비용 중 인건비는 32%로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스타벅스 측의 설명이다. 또 혜택을 축소한다는 지적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측은 멤버십에 대한 투자액을 늘렸고 매장 자동화 시스템 도입, 장비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해 A씨는 “사내 게시판에 직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어도 답변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라며 “그동안 우리들이 요구했던 부분은 매장 자동화 시스템이나 장비투자 확대가 아니다. 행복협의회와 소통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소통보다는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지 않느냐”라고 재반박했다.
이어 “31일까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스타벅스 코리아의 답을 해달라”라며 “무응답으로 일관할 시 2차 시위를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스타벅스 측은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사내 소통기구인 행복협의회 등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이런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라며 “앞으로 더욱 파트너들의 의견과 제언을 경청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