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국내 상장사의 2분기 실적이 ‘전차(電車)’를 제외하면, 사실상 어닝쇼크였던 1분기와 다르지 않음이 확인됐다.
29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3곳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28조4227억원으로 전분기(24조314억원) 대비 4조4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전자 등 IT 대표 세종목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의 실적 예상치 상향규모만 3조3724억원으로 103개 기업 전체 영업이익 상향치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1분기 어닝쇼크 종목까지 감안하면 2분기도 ‘어닝쇼크’였던 1분기와 다를 바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분기에 5443억원의 영업손실로 ‘어닝 패닉’으로까지 불렸던 GS건설은 2분기 적자폭이 1000억원 가량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219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분기에 1411억원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어닝쇼크 두 종목의 2분기 실적 개선치만도 8052억원에 달한다.
IT와 자동차, 어닝쇼크 건설주가 2분기 실적 상향치를 다 채운 셈이다. 이는 곧 다른 종목의 어닝리스크가 2분기에도 이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IT와 산업재, 경기소비재의 실적 상향이 두드러진 반면 유틸리티와 에너지, 필수소비재의 실적 하향이 눈에 띈다.
종목별로는 지역난방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 업종이 전분기 대비 실적 하향이 가팔랐다. 지역난방공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31억원으로 전분기 1033억원의 10% 수준에 그쳤고, 한국가스공사 역시 2분기 실적이 2317억원으로 추정되면서 1분기(8497억원) 대비 3분의 1 토막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경기회복 추세가 기대보다 부진하면서 베이직하우스(-36.91%), 오리온(-34.97%)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소비재를 비롯해 두산중공업(-28.34%), 삼성중공업(-36.91%) 등 중공업 종목의 실적 부진도 예고됐다.
반면 IT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 외에도 LG이노텍이 1분기 158억원의 영업이익에서 2분기 336억원으로 배 이상 높아지고, LG디스플레이도 이 기간 1513억원에서 3113억원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됐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 전기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연초에 비해 17% 이상 늘어난 반면 여타 업종의 실적전망은 16% 이상 감소하는 등 업종별 실적 전망이 극과 극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되 대형주의 경우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