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은퇴 전과 은퇴 후 생활 수준이 같을 수 있을까’
은퇴를 앞둔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은퇴 전ㆍ후 생활의 변화다. 당장 월소득 없이 모아놓은 자산으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는 것도 ‘공포’지만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도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키운다. 당장 물가가 오르면 생활비가 늘고, 모아놓은 자산 가치는 급격히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전문가들은 은퇴생활자들이 은퇴자산을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할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이상의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투자자산에도 고루 배분해야 한다고 권한다. 은행예금만으로는 은퇴자산의 바닥이 더 빨리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CPI) 기준으로 연평균 3.08% 증가했고, 예금은행의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평균 금리의 산술평균은 4.05%로 예금금리가 인플레이션보다 높으나, 고령자 물가를 고려하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고령자물가지수는 식료품과 주거, 의료비의 가중치를 도시 소비자 물가지수보다 높게 설정, 60세 이상 고령자의 생활비 품목 비중을 고려한 것을 말한다. 지난 2011년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물가 상승률은 4~50대에 비해 0.9%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예금금리가 고령자 물가상승률보다 뛰어나지 않은 셈이다.
그는 “올해 예금금리 수준인 3.73%로 은퇴자산을 굴릴 경우, 60세부터 매년 은퇴자산의 4%선에서만 생활한다고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4%만 넘으면 평균 수명인 85세 이전에 은퇴자산이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예컨대 은퇴자산 2억원을 가진 60세가 매년 초 800만원을 인출해 연간 생활하고 다음해부터 이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인출하는 것을 가정했을 때, 인플레이션이 1%만 더 올라도 평균수명보다 4년 이른 81세에 은퇴파산에 직면하게 된다”고 전했다.
때문에 은퇴자산의 목표수익률을 최소 물가상승률+0.5~1% 수준으로 설정하고, 안정적 수익으로 운용해줄 상품을 고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익에 더해 일정한 소득(인컴)이 들어오는 상품은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에셋 역시 퇴직연금 상품 가운데 실적배당상품을 추천했다. 미래에셋의 실적배당상품은 지난해 말 기준 적립액이 4600억원으로 58개 퇴직연금 전체 사업자 가운데 1위다.
이종태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팀 팀장은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은퇴자들에게는 늘어난 수명과 함께 남아있는 은퇴자산의 운용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면서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에 단순 예금이나 원리금보장 상품에만 집착하는 것 보다는 반드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실적배당 상품과 함께 자산배분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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