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금융사들이 사상 최대 배당을 준비하고 있다. 배당확대를 통해 국민의 소득증대와 내수진작을 꾀하려는정부의 정책에 적극 호응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2008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인 3013억원의 배당을 올해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1931억원의 배당액보다 대폭 늘린 것으로, 주당 배당액은 780원에 달한다.현재 KB금융지주의 주가가 3만7000원대이므로 시가배당률은 2.1%에 달한다. 최근정기예금 이자율이 2.0% 수준까지 떨어졌으므로 예금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도좋았던데다 기업의 배당 확대가 내수 진작에 기여한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응한다는 취지도 있다”며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조치이기도 해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정부의 배당 촉진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대출, 수수료 감면, 컨설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당 우수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최근에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3701억원을 배당한 신한금융은 올해 배당총액을 5124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주당 배당액은 지난해 650원에서 올해 950원으로 올랐다. 이는 사상 최대다.
지난해 적자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우리은행은 올해에 최소 400원, 최대 700원의 주당 배당액을 검토하고 있다. 주당 700원으로 결정되면 2006년 주당 600원 이후 사상 최대의 배당이 된다. 주당 400원으로 결정되더라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주당 100~250원에 그친 점에 비춰볼 때 2~4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우리은행의 배당 확대는 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정부가 출자기관의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꾀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51.0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부가 지분 51.2%를 소유한 기업은행도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리기로 했다.기업은행의 경우, 배당총액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이 지난해 25.3%였으나, 올해는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험권에서도 사상 최대의 배당이 잇따르고 있다.삼성화재는 올해에 사상 최대인 1988억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1202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주당 배당액도 지난해 2750원에서 올해 4500원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동부화재도 지난해 633억원이던 배당총액을 올해는 918억원으로, 주당 배당을 1000원에서 1450원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 역시 사상 최대의 배당이다.
이밖에 삼성생명(주당 850원→1800원), 신한생명(150원→250원), 현대해상(550원→750원), 메리츠화재(320원→380원), 삼성카드(700원→1000원) 등도 올해 배당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