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2008년 10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국내 주식형펀드에 목돈을 투자했다면 최대 152%의 누적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때 투자에 나서는 ‘역발상’ 투자공식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다만 이를 적립식으로 들었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같은 펀드의 적립식 수익률이 4분의1 수준인 35%에 그쳤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2008년 10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와 2010년 5월 유로존 재정위기 등 두 번의 위기 이후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다.
우선 위기 시(시장이 악화됐을 때)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실제 뛰어났다. 또 모든 펀드 수익률이 적립식보다 거치식이 뛰어났다. 수익률이 뛰어난 펀드들이 중소형주와 가치주 투자에 나선 펀드란 것도 공통점이다.
펀드별로는 ‘마이트리플스타’ 펀드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자랑했다. 금융위기 후 현재까지 약 52개월 간 거치식 누적 수익률은 152.3%에 달했다. 적립식은 4분의 1 수준인 35.6%에 그쳤다. ‘삼성중소형포커스’,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자’ 등 같은 기간 수익률 상위 펀드들도 거치식이 1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들의 적립식 수익률은 30~50%대에 머물렀다.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현재까지 45.9%의 누적 수익률을 보인 ‘대신매출성장기업’ 펀드의 경우 적립식 수익률은 6분의 1로 줄어든 7.6%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점에서 거치식으로 펀드 투자에 나설 경우 시장 하락시 위험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우리 시장 흐름이 변동성이 있긴 하나 위기 후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탔고, 이런 경우 투자금액이 많을 수록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 거치식 투자의 수익률이 뛰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투자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중소형주와 가치주 투자에 나선 펀드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펀드별로는 삼성중소형포커스,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 한국투자중소밸류 등 중소형주와 가치주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꾸준히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중소형포커스는 금융위기 이후 119.6%(적립식 57.2%),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66.9%(적립식 22.9%), 지난해 1월 이후 19.2%(적립식 9.3%)의 수익률을 냈다.
가치주 투자와 중소형주 외에는 중국소비 수혜주에 투자하는 ING중국내수수혜국내자펀드 수익률이 두번의 위기와 지난해초 이후 모두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다. 금융위기 이후 이 펀드의 수익률은 109.1%(적립식 53.3%),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51.9%(적립식 23.0%), 지난해 이후 23%(적립식 12.4%)로 세 기간 모두 수익률 상위 5위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