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시장 수급의 호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현물 시장에서의 매도 강도도 약화되는 추세라 외국인의 매도 포지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간 선물시장에서 7882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4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면 1조5000억원을 매도한 것에서 급반전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29일과 30일 각각 365억원과 836억원을 순매도,매도세가 누그러졌다.
선물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전환은 시장에서 기다리던 바였다. 선물 약세로 인한 베이시스 하락으로 차익 매물이 쏟아져나오던 상황에서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 전환은 시장 반등의 필수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의 외국인 선물 매수는 ‘수급엔 긍정적이나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보긴 이르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성수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지수의 낙폭과대에 따른 단기 반등 기대감이 주 배경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미결제 증가를 동반한 신규 순매수가 강화돼야 베이시스가 반등하는데 아직은 기조적인 매수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외국인이 이틀간 8000계약을 순매수하는 동안 미결제 약정은 3000계약 이상 줄어, 매도 포지션에 대한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락’에 베팅해 선물 누적 순매도를 강화했던 부정적 경계감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앞서 12거래일 연속 차익 프로그램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발 차익 매물 출회는 일단 누그러질 전망이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2월 만기 직후 외국인 진입물량의 환율 가중 평균 기준은 1072원으로,최근 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미 환차손 상태”라며 “외국인이 12월 만기 후 남은 매수차익 잔고는 669억원에 불과해 차익프로그램 매도 약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국내 시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 강화와 종목 매도 약화로 순수 현물 시장에서 회복 기미가 보이고 있으나 이 기간 출회되지 않은 뱅가드 물량이 주 후반 나타날 수 있다”면서 “특히 기관과 연기금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고, 뱅가드 물량이 미국 경제 지표에 반응할 수도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