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호 사장 “자동차로만 승부” 선언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서울모터쇼 내 현대자동차 부스엔 빠진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레이싱 모델이다. 레이싱 모델 배치는 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항상 거론되는 논란의 대상. 선정적이란 비판과 모터쇼를 한층 풍요롭게 꾸며 준다는 반발이 팽팽하게 맞선다. 현대차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완성차업계 중 최초로 레이싱 모델을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자동차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모터쇼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취지에서다.
김충호<사진> 현대차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오랜 기간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이번 서울모터쇼부터 레이싱 모델을 지양하기로 결정했다”며 “모터쇼라면 자동차가 중심이 돼야 한다. 레이싱 모델이 중심이 되선 안 된다는 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레이싱 모델은 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뜨거운 감자가 되곤 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모터쇼 행사에서 레이싱 모델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란 비판이다. 또 신차나 콘셉트카 등 자동차가 중심이 돼야 하는 모터쇼에서 정작 레이싱 모델이 주인공처럼 부각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올해 서울모터쇼 역시 200여명의 레이싱 모델이 대거 등장했다. 이번 모터쇼에서 레이싱 모델을 내세우지 않은 업체는 국내 완성차업계 중에선 현대차가 유일하고, 수입차업계 중에선 메르세데스 벤츠 정도다. 대신 현대차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구비했다. ‘PYL존’에 ‘디자인과 기술의 만남’이란 콘셉트로 아트카를 전시했고, 친환경 차량 전시존나 키즈존 등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김 사장은 “ (업계가) 모터쇼에 좋은 차를 새롭게 선보여야 하는데 레이싱 모델로 대신하려는 문화가 생겼다”며 “해외 유명 모터쇼에선 모두 자동차가 중심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프랑크푸르트, 파리, 디트로이트, 제네바 등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모터쇼는 대부분 레이싱 모델이 없거나 최소한의 인원만 배치되고 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