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관련 종목들이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M&A관련주는 최근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특별한 이슈나 테마가 없는데다 새정부의 M&A 규제완화 의지, 코스닥 상승세 등이 맞물린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M&A가 매력적인 재료이기는 하지만 계약 해지 등의 리스크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인수합병 기대감에 ‘들썩들썩’=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 LCD)부품 업체인 태산엘시디는 3일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 기대감으로 상한가(4500원)로 거래를 시작했다. 최근 7번의 상한가를 포함, 8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나타내며 이 기간동안 18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태산엘시디는 최근 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성공적인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인수합병 추진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장 종료후 태산엘시디와 관련, 단기과열완화장치가 발동돼 1일 매매거래정지 후 3거래일간 단일가매매가 적용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측은 “태산엘시디는 현재 투자 경고 종목으로 주가의 추가 상승으로 인해 시장감시규정에 따라 매매거래정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LCD 모듈제조업체인 H&H는 지난 2월 젬백스&카엘이 최대주주인 한상호 대표이사에게서 지분 20.11%를 150억원에 취득했다는 공시 전후로 급등세를 나타내 연초이후 350.31% 폭등했다. 2월말 대비로도 257.11%가 급등했다.

인수합병(M&A)으로 주식시장 들썩들썩…투자 주의해야

솔본이 M&A 추진으로 연초 이후 114.82% 상승했고 씨티씨바이오가 49.54%,넥스지가 55.69% 각각 올랐다.

유가증권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금호종금은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최근 7거래일 동안 5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120% 이상 폭등했다. 신세계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인수하면서 터미널의 지분 16.67%를 갖고 있는 천일고속이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M&A 거품론 ‘모락모락’…투자 주의 필요=시장에 특별한 이슈가 없다 보니 M&A와 같은 재료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M&A는 실제 성사까지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도에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코스닥 상장사 G사와 허위 M&A 계약을 맺은 혐의로 사채업체 E사의 전주 김모(48)씨가 소환 조사되기도 했다. 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한성엘컴텍은 지난달 25일 M&A 우선협상자인 진유그룹 컨소시엄과 투자계약 체결무산 소식과 함께 거래가 정지돼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상장사 M&A는 진행 과정이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최종 매각까지 봐야하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을 움직이는 큰 이슈가 없는 데다 코스닥 지수가 상승하면서 M&A가 가장 큰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며 “M&A는 주식시장의 매력적인 재료이지만 좀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