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기자] 박근혜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2.3%로 잡은데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2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감담회를 열고 “세계 경제가 개선되지 않는데다, 대기업의 현금보유규모는 커지는데 시중에 풀리지 않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염 연구원은 “56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현금보유규모가 올해 말에는 8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올해 한국 경제는) GDP의 5%가 넘는 이 돈이 언제 어디로 갈 것인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설비투자가 부진해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청년층의 고용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가계가 차지하는 부의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기업이 차지하는 부의 비중은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처를 찾으면 자연스럽게 투자증가-고용증가-소비증가로 이어지며 최근의 정상장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염 연구원은 국내 민간소비는 부동산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가격이 높은 서울 아파트가 국내 전체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현재의 아파트 시장 침체가 이어지게 되면 대출증가율은 둔화될 수 있어 민간소비가 계속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돈을 가장 활발하게 버는 핵심 연령대의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올해 처음 30~54세 인구가 감소했다. 염 연구원은 “이로 인해 한국의 장기적인 성장률 전망은 현재보다 추세적으로 낮아지는 모습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염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거나 대기업들이 설비투자계획을 공격적으로 들고 나올 경우, 정부가 20조원 이상 추경 및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을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