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K사 배낭
내가 제일 아끼는 등산배낭은 아웃도어가 요즘처럼 ‘대유행’하기 직전인 2006년에 구입한 것이다.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고, 또 인터넷 ‘클릭품’을 팔다가, 전혀 ‘등산용’스럽지 않은 디자인의 배낭이 눈에 들어왔다. 스웨덴 브랜드인 클라터 뮤젠이다. 북유럽 브랜드에서만 나타나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었다.
클라터 뮤젠은 아웃도어가 ‘대세’인 요즘도 국내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아직 정식 매장도 없고 몇몇 수입대행 인터넷 쇼핑몰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수입판매가는 39만~99만원. 꽤 비싼 편이다. 하지만 내구성이 매우 강한 데다가 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전문 산악인은 물론 등산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찾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내 배낭은 20ℓ짜리로, 낚시 그물이나 카펫 등을 재활용해 제작됐다. 이 가방을 메고 산에 오를 때마다 환경보호에도 일조하는 것 같아서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든다. 또 검정에 가까운 ‘다크그린’ 컬러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극한의 추위에서 지퍼가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똑딱이’는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이재우ㆍ36ㆍ서울 가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