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 자선단체 세밑 온정 ‘아이디어 열전’
저소득층에 생필품·방한조끼 전달은 기본 차량지원·집짓기·바자행사 등 다양한 나눔
‘사랑의열매 모금캠페인’ 그룹간 경쟁도 치열 임직원부터 사원까지 자발동참 기업문화로
현대자동차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4’ 캠페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주유계기판 두 개가 보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가 끊임없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계기판의 눈금도 점점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목표량은 각각 14만ℓ. 참가자의 응원 종류에 따라 2~10ℓ가 채워진다는 이 이벤트는 현대차가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고안한 연말 나눔 프로그램이다. 바로 목표량 만큼 사람들의 응원을 받는데 성공할 경우 현대차는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천재 화가 김태호 씨의 단독 작품전시회를 열어주며, 역시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김남걸 씨는 오는 12월 31일 서울 강남 한가운데 설치될 무대에서 잊지 못할 연주회를 열게 된다.
이처럼 톡톡 튀면서도 훈훈한 사랑 나눔 이벤트가 많은 연말, 기업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바로 어려운 경기 속에서 칼바람까지 맹위를 떨치는 이때 4대 그룹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우리 사회의 추위를 녹여버릴 나눔의 열기를 지피고 있는 것이다.
▶문화나눔, 기부식단, 심지어 사장님이 직접 나서기까지…4대그룹의 나눔은 ‘각양각색’=1위 기업 삼성에는 연말이면 빼놓지 않고 실시하는 따뜻한 ‘전통’이 있다. 바로 사장단이 직접 나서 2004년부터 10년째 정기적으로 쪽방촌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 이미 연말이면 쪽방촌 주민들은 이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올해도 삼성사장단 32명은 용산, 영등포, 동대문 등 서울지역 6개 쪽방촌을 방문해 생필품과 오리털 방한조끼 등을 전달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직접 생필품을 배달하는 일도 참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올 연말나눔은 바로 ‘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월부터 그룹봉사단이 계속 지원해 온 단체 및 소외이웃 8200여명을 공연 등에 초청하는 ‘문화나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기프트카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지난해보다 20대 늘린 총 50대의 기프트카를 다문화가정 및 새터민 등에게 지원하고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도 최대 250만원까지 부담할 예정이다.
사회공헌을 통해 행복을 널리 전파한다는 의미의 ‘행복 날개’를 기업 상징 형상화하고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는 SK그룹은 올해도 어김없이 11~12월을 ‘행복나눔 계절’로 선포하고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등을 포함해 협력업체, 시민단체 등이 고루 참여하는 ‘행복나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SK그룹의 행복나눔 캠페인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지난달 19일 SK는 올해 첫 행복나눔 행사로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행복김치 4만5000여포기를 담그는 행사를 열었다.
LG그룹은 임직원 개개인이 기부식단을 통해 모이는 작은 도움을 모아 큰 사랑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 계열사인 LG전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LG 라이프스 굿 데이(LG Life’s Good Day)’ 행사는 직원식당에서 점심시간에 기부식단을 운영, 기금을 마련해 어려운 이웃에 기부를 하는 LG전자 고유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기부식단은 값은 기존 가격대로 받되 반찬을 줄여 원가를 낮추고 그 차액을 자동으로 기부하는 식단으로 LG전자는 기부식단을 운영해 유엔세계식량계획과 대한적십자사·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기관에 기부하고 있다. 2011년 처음 이 행사를 시작한 이래로 총 15만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금액이 8000만원에 이르며 올해에만 6만여명이 참여했다.
▶따뜻한 차 한 잔부터 보금자리까지 선물…올해도 사랑의 열매는 ‘주렁주렁’=두산은 ‘사랑의 차 나누기 운동’을 통해 추운 겨울에도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1991년부터 올해까지 23년간 총 341개 군부대에 3529만잔의 차를 선물해 온 두산은 지난 11일 박용만 회장이 직접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백두산 부대를 찾아 커피믹스 8000상자를 전달했다.
포스코도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소외계층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을 선물하는 사랑나눔을 실천했다. 우선 포스코는 12월에 임직원 150명이 참가해 이불, 전기포트, 목도리 등으로 구성된 ‘희망나눔상자’를 만들어 지금껏 지원해 온 간병사업 수혜자와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1993년부터 매년 김장김치를 만들어 어려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포항제철소는 외주 파트너 및 시민단체와 함께 김장김치 1000포기를 담가 기부했으며 광양제철소 봉사단은 경남 남해에 위치한 소망의 집의 정신지체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에게 난방용 땔감을 전달했다.
연말 기업들의 나눔행사로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랑의열매 이웃돕기 모금 캠페인’이다. 매년 실시하는 이 행사에서는 누가 1호 기탁자가 되느냐, 누가 가장 많은 기탁금을 내느냐에 대한 경쟁도 나름 치열하다. 2013년에는 기부 첫날인 지난 11월 20일 현대자동차그룹이 250억원을 기탁해 1호 기부자에 이름을 올렸으며 LG그룹이 120억원을 기탁해 2호 기부자가 됐다. 또한,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500억원을 기탁해 ‘통큰’ 모습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과 한진그룹이 각각 50억원과 30억원을 기탁했다.
신상윤ㆍ홍승완ㆍ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