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경제개혁을 주도해 온 장성택이 실각하면서, 향후 북한의 경제특구와 개방개혁 과제들의 좌초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일성대학 정치경제학부 출신인 장성택은 최근까지도 북한 경제특구 개발사업을 주관해 왔다. 특히 황금평ㆍ위화도 경제특구와 경제무역지대 개발에 깊숙히 개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김정일 방중을 계기로 특구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장성택은 각종 착공식에 북측 책임자로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중국통이기도 한 장성택이 중국 측 투자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고 한다. 그의 실각으로 특구 사업이 아예 좌초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북한은 장성택 실각 직후인 지난달 21일 13개 경제개발구와 신의주 특구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장성택 없이도 경제특구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장성택은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도 큰 관심을 표시해왔다. 2002년 북한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 국내 기업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2005년에는 북남경제협력법을 제정했고 2007년 북한의 외교 및 대남라인 교체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남 온건파로 통하는 그는 최근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한다는 군부 강경론에 맞서 남북경협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일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의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는 상황이어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온건파인 장성택의 실각으로 군부의 영향력이 고조되면 대남강경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