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다들 많이 하기에 나도 샀는데.”
증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A씨. 코로나 시기에 워낙 인기라는 말에 골프를 시작했다. 2년 정도 나름 열심히 했지만, 최근엔 골프채를 언제 잡았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A씨는 “주변에서 많이 추천해서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직장인이 하기엔 부담이 컸다”며 “100만원 넘게 주고 산 골프채도 그냥 방치됐고, 결국 절반값에 당근으로 내놨다”고 전했다.
한때 젊은 직장인까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골프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고물가 여파에 비용 부담도 크고, 주말까지 할애하는 데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실제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1020명을 대상으로 운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골프를 한다는 답한 비율은 2.9%에 그쳤다. 응답자 1000명 중 약 30명만이 골프를 한다고 답한 셈이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으로는 헬스가 30.9%로 나타났다. 이어서 걷기(21.6%), 러닝(12%), 필라테스 및 요가(8.1%), 홈트레이닝(7.5%), 수영(5.1%) 순으로 많았다. 골프와 함께 한 때 인기를 끌었던 테니스를 한다고 답한 비율도 2.9%에 그쳤다.
특히 골프는 코로나 시기 큰 각광을 받았다. 해외 여행 등이 제약되면서 골프장이 일종의 해방구 장소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때 많은 직장인이 골프를 접했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시작하며 골프웨어나 골프 예능 등이 제작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지난 해 입주한 새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헬스장이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 자주 이용한다”며 “잠깐 골프를 배워 봤는데 비용도 너무 비싸고 사실 주말이 아니면 운동하기가 어려워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근 등 중고거래 앱에서 골프채나 골프용품은 단골로 등장하는 중고 매물 중 하나다.
한편 인크루트는 직장인들에게 얼마나 자주 운동을 하는지도 물었다. 이에 약 73.5%가 주기적으로 운동한다고 답했다. 반면 26.5%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운동을 하는 이유로는 ‘자기 관리를 위해서(3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서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33%)’, ‘다이어트를 위해서(20%)’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가 53%’로 가장 높았다. ‘운동을 싫어해서’라고 답한 사람도 26.3%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77.6%로 가장 운동을 열심히 하는 연령대였다. 이어 20대(74.1%), 50대 이상(73.9%) 등이었으며 40대가 68.2%로 가장 적었다.
40대 직장인 C씨는 “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육아 때문에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에서는 골프를 배우는게 좋겠다고 하는데 집에 눈치도 보이고 해서 미루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