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금융당국 수장 3인 합동 기자회견
경제 부양 위한 당국 ‘의지’ 피력
“시장 상황 보고 올해 내 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
“역레포 금리도 0.2%p 인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경제 둔화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이 조만간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다시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24일 오전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000억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주택 대출 금리도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판 행장은 7일물 역레포 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0.2%p 인하할 것이라며 “통화 시장의 호가 금리와 예금 금리의 동반 하락을 유도하고,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상환 주택 대출 금리를 주택 대출 최저 계약금 비율과 통일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판 행장은 상업 은행이 미상환 주택 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 대출 금리 근처로 낮추도록 유도하면 평균 인하 폭이 대략 0.5%포인트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적으로 2주택 대출 최저 계약금 비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춰 첫 주택과 2주택의 계약금 비율을 맞추겠다고도 했다.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지난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각각 낮췄고, 올해 춘제(春節·설날) 연휴를 앞둔 2월 5일에는 0.5%포인트 더 인하했다.
연이은 지준율 인하로 현재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됐다.
중국 경제 둔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한 중국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다.
이날 합동 기자회견에는 판 행장 외에도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중국 3개 금융 당국 수장이 이례적으로 모두 참석했다. 경제 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판 행장은 이날 증권·기금·보험사의 스와프를 편리하게 하는 새로운 통화 정책 도구를 만들어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기금·보험사가 자산 담보를 통해 중앙은행에서 유동성을 얻어갈 수 있게 함으로써 자금 확보 및 주식 보유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재대출을 만들어 은행이 상장 회사와 주요 주주에 대출을 제공, 주식 보유를 지원할 수 있겠다는 뜻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