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빅컷(한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 훈풍을 타고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높은 금리 탓에 신차 구매를 망설였던 잠재 고객들이 소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7.36% 오른 243.9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 23일(종가 246.38달러) 이후 약 두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연중 낙폭은 -1.81%로 줄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792억달러(약 1036조원)로 불어 미 기업 시총 순위 10위로 다시 진입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 급등은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미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 인하는 자동차 주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는 대부분 할부로 구매하기 때문에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게다가 전기차는 대체로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고가여서 소비 심리가 금리에 더 민감한 편이다.
테슬라의 지난 2분기 자동차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 감소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전기차 판매 실적 부진의 주요 이유로 높은 금리 등 불리한 거시 경제 환경을 탓해 왔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카즈닷컴(Cars.com)의 전문가 레베카 린드랜드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더 많은 소비자가 관망에서 벗어나 자동차를 구매할 이유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테슬라 주가는 금리 인하 당일인 전날에는 0.3% 하락해 약보합세를 보였는데, 그동안 테슬라 주가는 연준의 금리 결정 당일보다 다음 날 변동성이 더 큰 경향을 보였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테슬라 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의 흐름에도 호재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 들어 바닥을 찍은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주요 2차전지주는 최근 1개월 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1개월 간 코스피 상장 주요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16.34%), 삼성SDI(+16.07%), 포스코홀딩스(+13.62%), 포스코퓨처엠(+10.93%), LG화학(+9.23%), 에코프로머티(+25.54%) 등의 주가는 강세다.
테슬라 주가 흐름은 국내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지갑 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관 중인 해외 주식 1위 자리를 고수 중이다. 지난 18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134억350만1153달러(약 17조8267억원)에 이른다. 그 뒤를 엔비디아(112억8748만7976달러), 애플(47억4145만4360달러), 마이크로소프트(35억5166만1110달러) 순서로 따랐다.
한편, 최근 수년간 연예인들의 구매 인증이 이어지며 테슬라에 대한 관심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엔 배우 하석진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테슬라... 완전 X네요?!’란 제목의 동영상으로 약 2년을 기다려 1억원 상당의 테슬라 모델 X 신차를 구매 인증한 것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