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보통의 가족’·‘아마존 활명수’
할리우드 기대작 ‘조커 2’도 줄지어 10월 개봉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지는 10월 초부터 극장가에 주요 영화들이 개봉한다.
최근 흥행몰이 중인 ‘베테랑 2’와 맞대결은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양한 한국 작품과 할리우드 기대작 ‘조커: 폴리 아 되’와 대적해야 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다음 달 1일 관객을 만난다.
이언희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가 원작이다.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대학생 재희(김고은 분)와 태생적 비밀을 숨기는 법에 통달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사랑법을 다룬다.
1000만 영화 '파묘'에서 무당 화림 역을 맡아 흥행력을 인정받은 김고은의 차기작이다. 드라마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노상현은 이번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성별만 다를 뿐 동성 친구나 다름없는 일명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과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사이의 우정을 다루고, 방황하던 청춘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같은 달 9일에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이 극장에 걸린다. 허 감독이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복귀작이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소설 '디너'를 뼈대로 한 '보통의 가족'은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온 두 쌍의 중산층 부부가 주인공이다. 자녀의 범죄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면서 조금씩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설경구와 장동건, 김희애, 수현 등이 출연한다.
장동건은 이 작품으로 '창궐'(2018)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는 그가 '보통의 가족'으로 만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보통의 가족'은 국내 개봉에 앞서 북미 지역 최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한 19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류승룡과 진선규가 주연한 코미디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다음 달 30일 관객을 만난다. 스릴러물 '발신제한'(2021)을 연출한 김창주 감독의 작품이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선수 진봉(류승룡)이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며 겪는 일화를 다룬다.
1000만 영화 '극한직업'(2019)의 시나리오를 쓴 배세영 작가가 각본을 담당하고, 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류승룡과 진선규가 재회한다.
소규모·독립 영화도 다수 개봉한다.
한소희가 신인 시절 촬영한 퀴어 영화 '폭설', 이동휘·한지은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결혼, 하겠나?', 김종관·노덕·이명세·장항준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던 심은경이 6년 만에 출연한 한국 영화 '더 킬러스' 등이 관객을 만난다.
일반적으로 한국 신작이 많이 나오지 않는 10월에 이처럼 새 영화가 쏟아지는 것은 추석 연휴 개봉한 '베테랑 2'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각 배급사가 천만 영화 '베테랑'(2015)의 후광을 업은 '베테랑 2'와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개봉일을 잡다 보니 10월에 신작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여전히 극장가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관객 운집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 2')라는 막강한 강적이 기다리고 있어 한국 신작들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조커 2'는 527만여 명을 동원해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로는 이례적 성공을 거둔 '조커'(2019)의 후속작이다. 아캄 수용소에 수감된 조커(호아킨 피닉스)와 할리 퀸(레이디 가가)의 운명적인 만남과 조커의 재판과정이 주요 내용이다.
'조커 2'는 최근 폐막한 제81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바 있다.
다만 전편이 그랬듯이 평단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고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와 영상미는 여전하지만, 일부 장면이 과장되고 스토리가 다소 지루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