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코스피내 비중 21%→17%…2년 만에 최저 수준
증권가 “업황 우려 과도하지만…연말에나 상승 기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반도체 업황 우려에 최근 한 달 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2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 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에도 연일 급락세가 연출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22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467조4339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시총은 지난 20일 기준 376조963억원으로 91조3376억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140조2132억원에서 114조3691억원으로 25조8441억원 줄었다.
두 종목을 합하면 시총 감소 규모는 117조1817억원에 달한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한 달 새 각각 20.15%, 21.3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21.14%에서 17.78%로 낮아졌다. 2022년 9월 22일(17.67%)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도 5.41%로 한 달 전(6.34%)보다 1%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6월 18일 7.57%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이 상당하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54.66%로 지난 3월 20일(54.62%) 이후, SK하이닉스는 53.25%로 지난 2월 7일(53.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피크아웃(정점통과) 가능성을 제기하며 SK하이닉스에 대해 ‘반토막’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각각 2.02%, 6.14% 급락했는데 반발매수세가 기대됐던 20일에도 삼성전자는 0.16% 하락하고, SK하이닉스는 2.81% 상승에 그쳐 낙폭 대비 유의미한 반등을 하지는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낙폭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지만, 하락 추세가 단기간에 반전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고점에서 40%가량 하락했는데, 이는 극심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최근의 주가 하락은 업황의 유의미한 변화보다는 관성적 사고에 따른 급진적 수익 실현의 결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황 연구원은 “시장의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일 경우, 시장은 항상 다운슈팅을 하기에 주가의 적정한 수준을 알기는 어렵다”며 “미국 대선을 전후한 정치적 불확실성, 금리 인하 이후의 경제 상황 등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11월 이후 다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총 상위 반도체주의 급락에 코스피의 상방이 제한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들의 시총 비중이 작아지고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은 낮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의 순매도가 반도체에 쏠리고 반도체 제외 나머지 업종에서는 매수 우위일 때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제외 업종 순매수와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더 확산한다고 해도 지수 영향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