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광주·목포본부, 자영업 현황 분석 발표

광주·전남 자영업 폐업·부채 ‘긴한숨’
빈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코로나19를 비롯해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와 전남지역 자영업 환경이 폐업과 부채 증가로 벼랑끝에 놓였다.

28일 한국은행 광주본부와 목포본부가 내놓은 '광주·전남지역 자영업 경영 여건·정책적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자영업 환경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생)에 이어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년~1974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됐지만 퇴직 이후 이들의 생계를 뒷받침해 줄 일자리 부족 문제는 자영업 진입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광주와 전남의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각각 2.1%, 10.0% 증가했다.

자영업자 수 증가율은 전국 광역시 평균(-1.9%), 전국 도지역(2.1%) 평균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남은 2019년 28만명에서 2023년 30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임금근로자의 재취업, 업종 변경 등 출구전략이 부재하고 정년퇴직 시점이 임박한 중장년층의 자영업 진입이 늘어난 점을 자영업자 증가 요인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도 상승했다. 광주 고령층 자영업자 비중은 26.6%로 전국 광역시 평균(28.45%) 수준이었으나 전남은 52.7%로 전국 도지역 평균(38.2%)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영업자 고령층 비중은 양 지역 모두 임금근로자보다 높았다.

고용원이 없는 소규모 1인 자영업체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영업 규모도 영세화하고 있다. 광주는 2019년 9만7000명에서 2023년 10만3000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전남은 23만8000명에서 26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체의 영세화로 평균 사업소득 증가율이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소득 증가율을 하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지역 자영업 폐업 증가세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2023년 광주 폐업공제금 수령 건수는 2019년(1875건) 대비 60.5% 증가한 3009건을 기록하면서 전국 광역시 평균(+45.7%)을 상회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폐업공제금 수령 건수는 1384건에서 115.4% 증가한 2981건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폐업 상황을 보여줬다.

자영업 부채도 증가했다. 2023년 광주와 전남 자영업자 부채는 2019년 대비 각각 65.4%, 58.3% 늘어났다.

광주는 2019년말 13조9000억원에서 2023년말엔 23조원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전남은 15조2000억원에서 24조원으로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은 부채의 상당 부분을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론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소득 수준별론 중·저소득 차주를 중심으로 자영업 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업종, 입지 선정, 경영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자영업 과잉 진입을 완화하고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창업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영업자의 원활한 재취업을 유도하고, 업종전환과 폐업 과정에서 어려움이 경감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