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년이면 독립선언 300주년이 되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50개 국가들로 만들어진 미합중국이다. 미국에서는 2년마다 연방하원 435명 전부가 선거를 통해서 선출·재선출된다. 워싱턴DC 정치·사회에서 귀족처럼 활동하는 6년 임기의 선출직인 100명의 연방 상원의원은 2년마다 33명, 33명, 34명, 이 순서로 재선을 거친다.
4년마다 어김없이 선출되는 미합중국대통령을 결정하는 제도적이고 정치적인 구조가 두 정당, 공화당 7월, 민주당 8월의 전당대회(National Convention)다.
미국 또한 선진국들이 공통으로 경험하는 신생아 출생이 2021년 기준 1.66 으로 지속적인 인구유지 수치인 이상적인 2.1 출생율을 훨씬 밑돈다.
하지만, 미국 민주주의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주기적인 이민자들의 영입과 다양하고 새로운 생각의 주입이 끊임없이 이어져 사회의 변화가 건강하게 나타난다.
낮은 출생율에도 불구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미국 인구는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7.4%가 늘었다. 하지만 10년마다 있는 인구조사에서 다수의 백인인종의 숫자가 계속 줄고 있다. 2010년에 63.7%였던 백인 인구는 2020년에는 57.8%로 줄었고, 가장 빨리 늘어나는 인구는 히스패닉으로 2024년 현재 미국인구 3억4196만명 중 6500만명이 라틴계다.
2주 전 필자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취재한 미 공화당 전당대회는 한마디로 노골적인 백인들의 잔치였다. 지역 유지들과 정치적으로 활발한 공화당 대의원들은 대부분 백인들이었다.
이번 11월 5일 선거에서 공화당이 확실하게 낙관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더 다양한 소수 인종들을 포함하는 넓은 표밭을 일구지 못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인선호 정치성향의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소개됐던 제이디 밴스(JD. Vance) 부통령 후보 지지 세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일치하는 것이 선거에서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공화당 대선주자로 떠오르면서부터 공화당을 장악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재선 과정에서 공화당 전통주의자들과 당의 플랫폼(Platform)을 합의하지 못하고 선거를 실패로 몰고 갔었다. 아직도 많은 전통적인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출신 폴 라이언(Paul Ryan) 전 하원의장 (2015 - 2019)은 “현재 공화당은 정치적인 사상이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숭배를 하고 있다”고 하며 전당대회 참석도 거부했다. 삼권분립이 확고한 미국에서는 하원의장의 능력에 따라서 정치적인 위상이 대통령과 맞먹는다.
이번 2024년 전당대회에서는 강제로 플랫폼 위원회 대의원들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외부와 통신단절을 만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 전문(全文)을 대문자로 표기한 플랫폼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흔히 쓰는 대문자나 발표문은 영어 정서에서는 고함을 지르는 것과 똑같이 해석된다. 이번 공화당 당 플랫폼 목록 자체를 대문자로 모두 썼다는 뜻은 트럼프 본인이 소리를 지르는 내용이기 때문에 고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2024년 공화당 플랫폼에서는 그 전의 다양한 계층을 챙기는 공화당 정치사상을 반영했던 플랫폼을 20개로 크게 축소하며 논쟁을 가져올 만한 세부적인 내용들은 생략했다.
공화당 플랫폼 첫 3구절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공약은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의 침입을 막는다 ▷두번째 공약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추방 작전을 하겠다 ▷세번째 공약은 인플레이션을 막고 생활비 적게 드는 미국을 만들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임기 중 가장 큰 업적이었던 3명의 보수성향 대법원 종신판사 임명과 후속 결과로 여성들의 권익이었던 연방낙태허용법은 51년만에 사라지면서 각 주마다 따로 낙태법을 만들게 됐다.
젊은 여성들의 반발을 우려한 공화당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낙태법을 화두로 다루지도 못했다.
민주당에서 공개한 선거전략에서는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의료선택(medical decision)을 박탈당한 분노를 투표로 연결시키는 일을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선주자가 압장서서 화두로 만들어가고 있다.
2022년 중간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했던 후보들이 대거 낙선했던 상황이 오는 11월 5일 선거에서도 되풀이되는가는, 양당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는가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