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등 매년 되풀이…폭염·장마에 일부 채소가격 '꿈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여름철 ‘금(金)배추’를 차단하기 위해 역대 최대 물량을 비축하는 등 대책 강화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에 대비해 봄배추 1만t(톤)을 비축하고 여름 배추 계약 재배 물량을 1만3000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 비축량이다.
우선, 여름철 기상 재해에 대비해 배추 예비묘 200만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김치협회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봄배추를 많이 매입해 농가를 돕고 여름철 공급 부족에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3479원으로 한 달 전보다 2.8% 내렸고 1년 전보다 11.2% 저렴하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폭염, 폭우 등으로 배추 재배가 어려워져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여름배추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5%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배추 생산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 해마다 여름철이면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폭염 등으로 배추 출하량이 크게 줄어 한 달 새 도매가격이 2.5배로 치솟자, 정부는 비축해 둔 배추를 일평균 300t 이상씩 방출했다.
2022년에는 여름철 폭염과 폭우에 더해 9월 초 태풍 '힌남노'까지 상륙해 배추 수급이 불안해졌고, 김치업체들은 품질 기준에 적합한 배추를 찾지 못해 김치 제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더해 포장김치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대상, CJ제일제당 등 식품사 온라인몰에서는 김치 제품이 동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이른 폭염에 이어 장마에 접어들면서 이미 일부 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금치 소매가격은 전날 100g에 829원으로 한 달 전보다 18.6% 올랐고, 적상추 가격은 100g에 926원으로 12.8% 상승했다. 다만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13.7%, 12.8% 저렴한 수준이다.
당근은 공급 감소로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근 소매가격은 1㎏에 5945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9% 올랐고 1년 전보다 33.8% 비싸다.
마트 할인 등이 반영되지 않은 중도매인 판매가격 상승률은 소매가격보다 높다. 시금치(4㎏), 적상추(4㎏)의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한 달 새 각각 44.2%, 65.2% 올랐다. 시금치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1년 전보다 1.7% 내렸지만, 적상추는 9.8% 올랐다. 당근(20㎏)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한 달 새 57.0% 올라 1년 전의 두 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