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한 회사 시총이 현대차그룹 전체 시총 넘었다 [투자360]
최태원 SK 그룹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 종목 SK하이닉스가 현대자동차그룹 12개 상장사 전체 시총 합산액을 넘어섰다. AI칩 개발·생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글로벌 선두주자 입지를 굳히며 투심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우선주를 제외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62조3445억원으로, 현대차그룹 상장사 12개 시총 합계(159조5148억원)를 2조8296억원 차로 앞섰다.

다만 이는 최근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직전 거래일이었던 21일 종가 기준 격차(11조2158억원)보다는 줄어든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그룹 시총을 3조1194억원 앞서며 첫 조 단위 추월을 한 데 이어 2주 넘게 격차를 벌려왔다. 지난 13일에는 처음으로 격차가 10조원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이달 7일 코스피 시장 상장 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50조원을 넘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시총을 5360억원 차로 앞질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2일에만 해도 종가 기준 시총이 103조6675원으로 간신히 100조원에 걸친 수준이었으나, 2월 6일 1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이달 7일 150조원, 13일 160조원, 18일 170조원을 연이어 돌파했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HBM이 이끌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AI 연산작업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HBM은 GPU 내에서의 빠른 데이터 처리를 돕는 데 쓰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에는 5세대 HBM인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AI 시장이 급성장하며 엔비디아의 GPU 수요도 급증했고,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7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날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찾아 웨이저자 신임 회장과 회동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SK하이닉스 주가가 7.12%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당분간 SK하이닉스 주가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 선두 업체로서 SK하이닉스의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HBM3E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유지하며 세대 전환에 따른 판가 상승효과를 오롯이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생산 측면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7조7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가 올해는 HBM 호황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2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21조55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매출은 67조3316억원으로 전년(32조7657억원)의 2배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목표주가도 줄상향하고 있다. 증권사 12곳의 목표주가 평균은 26만5000원으로, 현재가(22만3000원) 대비 18.83%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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