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 지방조직 중 3곳만 “당총재 재선 희망”
재선 안되면 총리직도 끝
교도 여론조사서는 37% “기시다, 가능한 한 빨리 그만뒀으면 좋겠다”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퇴진 위기’ 수준 지지율에서 좀처럼 벗아나지 못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두고 올해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달 중순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자민당 지방 조직 간사장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기시다 총리 총재 재선을 희망한다는 응답은 그의 고향인 히로시마 등 3곳에서만 나왔다고 23일 보도했다. 반대로 5곳은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39곳은 ‘모른다’나 ‘기타’를 꼽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이런 조사 결과는 최근 기시다 총리의 당내 구심력 결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따라서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면 총리 교체로도 이어진다.
당의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최근 기시다 총리의 퇴진이나 총재 재선 불출마를 공공연히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아즈마 구니요시 중의원(하원) 의원은 전날 홋카이도에서 열린 당 모임에서 “기시다 총리가 재선 등을 입 밖에 내지 말고 단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인 그는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의 새로운 문을 여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자민당에는 인재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아즈마 의원은 잠룡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모테기 도시미쓰 당 간사장이 이끄는 모테기파 소속이다.
앞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해 온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아소파’에 속한 사이토 히로아키 의원은 지난 16일 개최한 자신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러한 상황에 이른 책임은 최종적으로 누군가가 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기시다 총리 퇴진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당시 아사히신문은 “현직 자민당 국회의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 퇴진론을 언급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자민당과 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현재 극히 낮은 수준에 놓여있다.
아사히신문이 이달 15∼16일 1012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상대로 전화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전달보다 5%포인트(p) 떨어진 19%였고 기시다 내각 지지율도 2%p 하락한 22%였다. 자민당 지지율은 2009년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아소 전 총리 시절보다 낮고,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021년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1057명(유효 응답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7%로, 5월 조사치보다 3%포인트(p)하락했다. 이 신문의 지난 2월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4%까지 추락한 바 있다.
또 교도통신이 22∼23일 벌인 설문 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2.2%로 5월보다 2%p 낮아졌다. 이 조사에선 응답자의 10.4%만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재선되기를 바란다고 답했고 36.6%는 ‘기시다 총리가 가능한 한 빨리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