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최고액 비율 오르는 중
매매가 높은 서울은 하락세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고금리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주택 매수 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거래량 회복 분위기와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모기지, 하반기 금리 인하까지 맞물리면 이 비중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국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연초에 비해 소폭 상승하고 있다. 5월 기준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67.71%로 1월(66.52%)보다 올랐다.
채권최고액은 은행이 돈을 빌려줄 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말한다. 통상 대출금의 120~130% 안팎으로 설정한다. 다시 말해 매수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집을 샀을 때 은행에서 대출 받는 금액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금리인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매수자들이 이자 부담을 감내하면서 대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도별 채권최고액 비율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0년 62.38% 였던 최고액비율은 2021년 62.43%, 2022년에는 65.82%, 2023년에는 67.74%까지 뛰었다.
다만 스트레스 DSR(총원리금상환비율)이 도입되는 등 대출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DSR은 소득으로 원리금 상환액을 평가해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데, 올해 2월부터 도입된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 규제에 향후 금리가 인상됐을 때를 고려해 차주의 대출 한도를 한층 엄격하게 평가한다. 스트레스 DSR은 다음 달부터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실제 매매가격이 높은 서울의 경우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중이 소폭 낮아졌다. 서울의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중은 지난달 기준 53.82%로 집계돼 전국 평균을 하회하는 것은 물론, 1년 전(54.85%)과 연초(54.08%)와 비교했을 때도 낮다.
관건은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모기지의 흥행이다. 정책모기지는 대출 규제를 받지 않아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중을 밀어올릴 수 있다. 일례로 지난 1월 말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 구입시 5억원까지 저리(1.6~3.3%) 대출이 가능한데 DSR 규제가 예외 적용된다.
한편 집을 사기 위해 시중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46조3060억원으로 직전월 대비 5조3157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