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보기관에 도움 준 혐의로 기소

‘홍콩 스파이 혐의’ 영국 남성…공원서 의문사
홍콩 정보기관을 도운 혐의를 받는 전직 영국 해병대원 출신 매튜 트리켓(37) [엑스(X) 갈무리]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홍콩 정보국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영국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보기관을 도와 영국에 불이익이 되는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던 영국인 매튜 트리켓(37)이 영국 런던 서쪽 메이든헤드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영국 템즈밸리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리켓은 중국 관련 정보를 홍콩에 넘기는 등 첩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주 보석으로 풀려났다. 트리켓은 전 영국 왕립 해병대원 출신으로 영국 히드로 공항 국경군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지난 2월 21일에는 영국 내무부 이민 집행국에 합류했으며 사립 탐정으로도 일했다.

그는 치륭와이(38), 청비우위엔(63) 등 2명의 홍콩 출신 스파이와 함께 홍콩 정보기관을 도와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4일 법원 출두를 앞두고 있었다.

이 세 사람은 2023년 12월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외국 정보 기관을 도와 영국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영국 경찰은 이 외국 정보 기관은 바로 홍콩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국가보안법을 발효했는데, 영국의 민주적 제도나 경제 등을 겨냥한 적대적 활동으로부터 영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고안됐다.

홍콩 주재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영국이 혐의를 조작하고 있다”며 “홍콩 문제에 간섭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강력한 보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과거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민주화 운동가들이 탄압받는 세태를 비판하며 홍콩 주민들이 영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영국은 네이선 로와 같은 반체제 인사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해 로를 포함한 해외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8명의 수배 명단을 발표했다.

영국은 홍콩 정부의 새로운 국가보안법에 우려를 표명해 왔는데, 중국 정부는 이를 홍콩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