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비대위원으로 원외 조직위원장 1명 합류 시사
7대3·5대5?...전당대회 룰 놓고 셈법 복잡해진 친윤계
한동훈, 비대위원장직 이어 당대표직에도 ‘소환’될까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전당대회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고개 숙였던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재등판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차기 전당대회의 주연은 ‘비윤’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정치 재개 시점은 여전히 변수다.
거세지는 전당대회 룰 변경 요구…황우여의 결단 주목
4일 여권에 따르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내주 수도권 3040 청년 정치인 모임 ‘첫목회’와 면담을 조율 중이다. 첫목회는 ▷전당대회 룰 5대5(당원투표 50%·일반 여론조사 50%) ▷집단지도체제로 변경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앞서 황 위원장은 지난 2일 원외 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인 김종혁(경기 고양병)·손범규(인천 남동갑)·오신환(서울 광진을) 위원장과 만나 당 혁신 방안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비대위에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오는 9일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비대위 인선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황 위원장은 원내·원외 비율 뿐 아니라, 지역·성별 등 다양한 기준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헤럴드경제에 전했다.
전당대회 룰 변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5대5까지는 아니더라도 7대3(당원투표 70%·일반 여론조사 30%)까지는 바꿔야 쇄신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본지에 “잡음을 싫어하는 황 위원장의 정치 스타일 상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전 룰이었던 7대3 정도면 적당하지 않겠냐”며 “새 당대표가 윤석열 정부에 과도하게 화살을 겨누면 자칫 당이 혼란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윤계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 비율을 50%까지 올리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전당대회 룰 변경이 변화의 전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1년 만에 돌아온 ‘유승민 포비아’?
친윤계가 전당대회 룰 변경을 경계하는 것은 ‘유승민 등판 가능성’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측근들에게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대에서 열린 ‘청년의 미래와 정치’ 특강에서 ‘전당대회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의 당대표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승패 당락을 떠나 당내 변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저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도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비윤계 당권주자를 배제하기 위해 당원투표 100% 룰을 유지할 경우 소장파들의 비판은 거셀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7대3으로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 시나리오가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라며 “쇄신 폭은 크지 않을 것 같지만 황 위원장이 ‘이준석 전당대회’ 때 당대표 선거 예선만 5대5로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봤다.
나 당선인과 김태호 의원도 유력한 당권주자로 언급된다. 나 당선인은 지난 1일 4.10 총선 국민의힘 여성 당선인 모임의 만찬을 주재했다. 참석자들은 통상적 모임이라고 설명했지만, 세 결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 당선인은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설’을 꾸준히 부인하는 한편,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주변의 조언을 수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낙동강 벨트’에서 유일하게 생환한 김태호 의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총선 패배 책임론에도 與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지킨 한동훈…당권 도전할까
전당대회 룰 변경과 관계 없이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당 사무처 당직자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이후 주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를 계속할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당원·일반 국민 할 것 없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등판할 경우 파급력이 강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은 “한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정치권에 ‘소환’됐다”며 “이번에도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당원들에게 소환되지 않겠냐. 전당대회 전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범보수 차기 대권후보군에 대한 선호도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절반 이상이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한 전 위원장은 20.9%로 1위였다. 홍준표 대구시장(11.2%)·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7.0%)·오세훈 서울시장(6.8%)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50.6%가 한 전 위원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포인트(p),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