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공장 가보니

다양한 공정서 디지털화·자동화 체계 구축

AI·로봇이 활약하는 생산 과정 눈길

“2030년 양극재 연산 100만t, 업계 1위 노린다”

900도 고열 내뿜는 포스코퓨처엠의 ‘검은 금광’…AI·로봇 활약상 ‘눈에 띄네’ [그 회사 어때?]
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공장 부공장장이 22일 공장 내 양극재 원료 · 제품을 저장하는 자동화창고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헤럴드경제(광양)=김성우 기자] #. 황산니켈·황산코발트·황산망간. 고등학교 화학시간에도 이름만 들어봤던 물질들(전구체)을 수산화리튬에 섞어서 약 700~1000℃의 고온으로 가열한다. 뜨거운 열을 받은 리튬은 전구체에 달라붙어 양극(+)의 전기성질을 띤다. 이 작업을 ‘소성’이라고 한다. 그 결과물로 검은색 파우더와 같은 형태의 입자가 생긴다. 이 입자들이 얼마나 고른지, 각각의 품질이 얼마나 균일한지에 따라 생산 단가와 고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관건이 된다.

지난 22일 국내 양극재 생산이 이뤄지는 포스코퓨처엠의 전남 광양 양극재공장을 찾았다. 연간 9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이곳은 국내 양극재 생산의 산실로 꼽힌다. 특히 가치가 높은 검은 양극재가 생산돼 ‘검은 금광’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연산 5만2500t 규모의 고부가 양극재인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전용공장의 착공식이 열리는 등 신규 사업 확장이 한창이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보니 양극재 공장의 품질·단가를 관리하는 디지털화와 자동화 시스템이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핵심 생산 과정인 소성(혼합물을 설계된 온도에서 화학 반응시켜 활물질화 하는 공정)과 분쇄(소성된 활물질을 분쇄하여 설계된 목표 입도 구현), 세정, 코팅, 열처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작업과 품질관리, 보관까지 전반을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양극재 생산공정에 들어가는 열처리나 분쇄, 코팅작업이 실시되기 좋은 시점 역시 AI가 판단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는 생산활동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한다. 공장은 약 2000여 개의 폐쇄회로(CCTV)와 온도계로 관리된다. 소성작업의 열 관리 역시 스마트 제어시스템으로 이뤄진다.

900도 고열 내뿜는 포스코퓨처엠의 ‘검은 금광’…AI·로봇 활약상 ‘눈에 띄네’ [그 회사 어때?]
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양극재 공장 부공장장이 지난 22일 광양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공정의 중요성과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현장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물건을 나르고, 제품을 선별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소성공정 중에서 내화물을 담는 용기인 사가(다공성 세라믹 용기)에 균열이나 흠집이 생겼을 때는 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직접 교체도 해주는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양극재 공장 부공장장은 “사가 하나가 약 5㎏ 수준으로 제법 무게가 있어서 사람이 직접 작업하게 되면 몸에 피로도가 쌓일 수도 있다”면서 “로봇을 통해 사가 검사와 교체작업을 하면서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900도 고열 내뿜는 포스코퓨처엠의 ‘검은 금광’…AI·로봇 활약상 ‘눈에 띄네’ [그 회사 어때?]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포스코퓨처엠 홈페이지 갈무리]

‘자동화 창고’로 통하는 물류시설 안에서도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 많게는 10층 높이 12개 라인으로 제품과 반제품, 원료 등 물량이 보관돼 있는데, 보관품이 필요할 때는 크레인으로 빼내서 12대의 AGV(무인운반차량)을 통해 이동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보관품의 겉 포장 색깔을 제품과 반제품은 녹색, 전구체와 리튬 등 원료는 하얀색 포대로 나눠서 500~750㎏씩 보관한다”면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으로 필요할 때 빼서 작업을 하니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품질관리도 자동화 시스템으로 수월하게 이뤄졌다. 각 공정을 마친 제품 샘플들은 품질분석실로 이동돼 검증 과정을 거치는데, 샘플은 사람의 손이 아닌 ‘에어슈팅’ 파이프라인을 타고 품질분석실로 옮겨진다. 에어슈팅 파이프라인의 속도는 5m/s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하루에 300~500개 정도의 샘플이 에어슈팅 파이프라인을 탄다.

포스코퓨처엠의 제조시스템 전반에는 포스코그룹이 쌓아올린 50년 노하우가 모두 적용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철강과 소재 영역에서 쌓은 지식들이 광양공장의 효율성을 이끈 기반이 된 셈이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연산 양극재 100만t 생산을 노리는 포스코퓨처엠의 가장 강력한 비밀병기로 지목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통해 전세계 점유율 20%와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포스코퓨처엠 광양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공장에도 그간의 노하우가 투입된다. 기존 노하우를 활용한 생산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을 원료로 제조한 양극재를 말하며,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매우 높아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광양에서 만난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는 “포스코퓨처엠은 오랜 시간 양극재 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로, 예측하기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올해는 긍정적일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설비들을 최대한 가동하고, 신규 사업에도 끊임없이 투자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900도 고열 내뿜는 포스코퓨처엠의 ‘검은 금광’…AI·로봇 활약상 ‘눈에 띄네’ [그 회사 어때?]
안기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품질섹션 리더가 22일 품질분석실에서 로봇팔 · 자동 정밀 계량 시스템으로 원료 및 제품을 검사하는 분석 자동화 설비를 시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