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하고 기름진 설 한상 차림 1520㎉
성인 여성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의 75%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먹을 것이 귀하던 과거에는 명절이 되어서야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명절 음식에는 기름진 음식과 고기, 달콤한 간식 등이 많다. 설탕이 귀했던 서구권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설탕을 듬뿍 넣은 쿠키와 케이크를 만들던 것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더 이상 기름과 설탕이 들어간 음식이 귀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인은 열량 보충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히 배를 채우고 있다. 명절 음식의 과다 섭취는 명절증후군의 요인일 뿐이다. 체중이 크게 늘거나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증상은 혈액 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방해하고,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설 명절에 먹는 떡국 상 차림의 열량은 1520㎉에 달한다. 반찬으로 소갈비찜, 동태전, 동그랑땡, 잡채, 시금치나물, 배추김치를 먹고 후식으로 식혜와 배를 추가하는 일반적인 구성이다. 1520㎉는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의 75%에 해당한다. 이를 ‘한 끼’에 먹는 셈이다. 성인의 하루 열량 섭취 권장량은 남자가 2500㎉, 여자 2000㎉다.
특히 설 반찬 중에서 소갈비찜은 인기가 높은 고열량 음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1회 제공량 기준 소갈비찜(250g)의 열량은 494㎉에 달한다. 설음식 중 열량이 가장 높다. 명절에 빠지지 않는 잡채(200g)도 291㎉다. 흰쌀밥 한 공기 수준이다. 또 설날에 먹는 떡국(700g)은 588㎉, 만두가 들어간 떡만둣국은 이보다 높은 624㎉다. 각종 전 역시 열량이 높다. 동그랑땡(150g)은 309㎉, 동태전(150g)은 268㎉다.
후식으로 먹는 간식과 음료도 만만치 않다. 최근 MZ세대 유행 간식으로 떠오른 약식은 2개(100g)만 먹어도 219㎉를 섭취하게 된다. 유과나 약과도 비슷하다. 작은 크기인 30g에 유과는 127㎉, 약과는 119㎉에 이른다. 이와 함께 먹는 식혜(150g)는 130㎉, 수정과(150g)는 133㎉다.
일상 복귀를 어렵게 만드는 명절증후군을 피하려면 무거운 명절 음식부터 가볍게 덜어내야 한다. 설날에는 기름진 음식을 조금씩 덜어 먹고, 기름을 두른 팬 대신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 등 열량을 낮추는 조리법을 선택하면 도움이 된다. 연휴가 끝난 후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저지방 식단과 차 등으로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