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 1월 아파트 경매 지표 결과

1월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 95.8%

전월보다 13.1%p 뛰어…17개월 내 최고

응찰자수, 낙찰률도 큰 폭으로 올라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도 상승세 이끌어

[헤럴드경제=박일한 선임기자] 이달 25일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 감정가 9억7900만원인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50㎡(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오자 8명이 몰렸다. 낙찰가는 10억8699만원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1.03%까지 높아졌다.

요즘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연 초 정부가 발표한 각종 규제완화 효과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31일 경매 정보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법원경매에 나온 서울 강남3구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95.8%로 전월(82.7%)보다 13.1%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던 2022년 8월(97.2%) 이후 17개월 이내 가장 높은 것이다.

강남3구 아파트는 이달 서울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10개 중 9개를 차지할 정도로 서울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작동 중인 크레인 모습. [연합]

규제완화 효과를 직접적으로 누리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 인기가 특히 뜨겁다. 앞서 언급한 수서동 까치마을 단지 외에도 이달 경매가 진행된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75㎡ 낙찰가율이 106.3%(감정가 38억1000만원, 낙찰가 40억5100만원)를 기록한 게 대표적이다.

응찰자수도 많이 늘었다. 이달 강남3구 아파트 경매에 응찰한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8.3명으로 전월(7.1명)보다 1.2명이나 많아졌다.

특히 11일 경매가 진행된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힐스테이트’ 84㎡엔 24명이나 몰렸다. 첫 경매에서 한 명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된 물건이어서 감정가(25억4000만원)의 80%인 20억32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가 진행됐으나, 사람이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99%(낙찰가 25억1599만원)까지 높아졌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상승했다. 이달 서울 강남3구 아파트 낙찰률은 39.1%로 전월(21.9%) 보다 17.2%포인트나 높아졌다. 12월엔 10건 중 2건도 낙찰되지 않다가 이달엔 4건 가까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3구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고 해도 경매를 통해 매수를 하면 실거주 의무가 면제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에 따라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는 지역이 많아 더욱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매시장에서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6.2%로 전월(80.1%)에서 6.1%포인트나 높아졌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8.95명으로 전월(6.13명)보다 2.82명 늘었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한 인기 아파트 쏠림 현상이 나타나 평균을 끌어 올렸다는 게 경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주현 연구원은 “강남3구 등 서울 인기지역에서도 아파트 물건이 경매시장에 많이 나타나는 추세”라면서 “수요가 몰리는 곳이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리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