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역대 최고가, 오후엔 뚝’ 잠시 행복했던 기아 주가…‘형님’ 현대차만은 잡는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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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기아 주가가 30일 증시에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가 부양 가능성까지 호재로 작용하며 장 초반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지만, 이내 가파른 하락세를 타며 종가 기준으론 전날보다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기아 주가는 개장 직후 전날보다 3.70% 오른 10만3600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기록한 기존 최고가 10만2000원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종가 기준으론 전날보다 1.90% 하락한 9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10만원 선으로 올라서긴커녕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만 셈이다.

이날 하락세는 하루에만 629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인 개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한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서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관 투자자도 24조원 규모 순매도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기아 주식 4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앞서 기아 주가는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25일 발표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은 60.5% 늘어난 11조6079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성적표다.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기아가 통 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자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탔다. 기아는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2100원 오른 5600원으로 책정했으며,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50%를 소각할 방침이다.

기아는 다음 달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금융 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도 예상되는 종목이다. 기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전날 기준 0.8배로 낮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대로 높은 편이라 추가 주주환원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한편, 대한민국 자동차 ‘대장주’가 현대차에서 기아로 바뀔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국내 시총 5위이자 자동차 관련주 시총 1위 종목인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2.86% 하락한 19만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시총은 40조191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에 비해 낙폭이 작았던 기아의 시총은 39조4003억원으로 현대차에 바로 뒤를 이어 전체 시총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와 기아의 시총 격차는 7907억원까지 좁혀졌다.

한편,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기아 쏘렌토는 8만4410대가 판매되며 레저용차량(RV) 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RV 판매량 2·3위 모델은 차례로 기아 카니발(6만9857대), 스포티지(6만9749대)가 차지했다. 현대차 싼타페는 5만1343대에 그쳤다.

국내 시장 전체 판매량 1위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11만3062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