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줄이고 ‘주문 3인분부터’ 늘어
작년 서울 삼겹살 외식비 6.7%↑
고물가에 마트 판매물량 증가세
#. “2명이 갔는데 주문은 무조건 3인분부터 받더라고요.” 직장인 김한빈(30) 씨는 최근 친구와 고깃집에 갔다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2인분을 주문하자 고깃집 직원이 ‘최소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메뉴판을 다시 보니 1인분에 120g이었다”며 “1인분에 1만3000원인데 얇은 고기 한 줄이 1인분인가 싶었다”고 했다. 이날 김 씨는 삼겹살 3인분과 사이드 메뉴, 주류를 합쳐 약 8만원을 결제했다. 인당 외식비로 4만원을 지출한 셈이다.
고깃집 최소 주문 기준이었던 ‘2인분’의 벽이 깨지고 있다. 1인분 g(그램)당 양이 줄면서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3인분을 주문 기준으로 설정하는 고깃집 업주들도 늘고 있다. 서민 대표 음식인 삼겹살마저 부담이 커지면서 마트 삼겹살을 찾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은 정해진 기준이 없다. 통상 정육점에서 1인분은 200g 정도다. 식당에서는 100g대 중반부터 200g까지 다양하다. 업주에 따라 1인분 기준이 달라 점차 1인분 기준도 낮아지는 추세다. 삼겹살 1인분 기준을 100g까지 내린 곳도 있다.
삼겹살 외식비도 꾸준히 오름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평균 삼겹살 외식비는 200g에 1만9211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8004원) 대비 6.7% 올랐다. 2021년까지 1만6000원대였던 삼겹살 외식비는 2022년 1만8000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작년에는 1만9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마트에서 삼겹살을 찾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 실제 외식비와 소비자 가격 차이는 최대 4배에 달한다. 축산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300~2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0g으로 환산하면 4600~5000원 수준이다.
마트 삼겹살 판매도 늘었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삼겹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보먹돼(보리 먹고 자란 돼지)’ 등 가성비 삼겹살이 높은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주부 연모(42) 씨는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가격도 너무 높지만, 1인분 양이 제대로 나온 건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며 “4인 가족이 밖에서 사먹으면 10만원 가까이 나와 요즘에는 집에서 구워 먹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1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동기간 외식 물가지수는 118.96로 4.4% 올랐다. 삼겹살의 외식 물가지수도 지난해 지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118.62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