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우니 혼자서”…재수생 독학ㆍ재학생 인강 통해 수능 대비 수험생 늘어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대 성수기인 겨울방학철을 맞은 학원가에 찬바람이 감돌고 있다.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 여파에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시작된 EBS(교육방송) 교재ㆍ강의 70% 이상 연계 출제가 자리잡으면서 학원이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계속되는 ‘물수능(쉬운 수능)’도 학원 의존도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능 대비 차원에서 EBS 교재를 바탕으로 재수생은 독학을, 재학생은 독학이나 인터넷 강의(인강)를 선택하면서 학원 수강생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6일 학원가 등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ㆍ목동ㆍ중계동 등 사교육 밀집 장소에 들어선 학원들 외에는 대부분의 지역 중소 학원이 불황을 겪고 있다.

경기불황ㆍEBS 연계ㆍ물수능…겨울 방학철 학원가 ‘찬바람’

실제로 서울 은평구의 한 수학 전문 학원은 이번 방학 때는 지난해 여름방학 때의 3분의 2 정도 밖에 안 되는 200여 명의 수강생만 수업을 듣고 있다. 이 학원의 한 강사는 “우리 학원 뿐 아니라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에 있는 학원들까지 당초 예상보다 아이들이 없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재학생 전문 입시 학원도 수강생이 지난해 여름방학보다 20%나 감소한 400여 명에 그쳤다. 이 학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시간 단위로 겨울방학 특강을 개설했다가 점심시간 전후로 2개를 없앴다. 서울 지역 유명 재수학원들도 지난달까지 재수선행반 모집을 받았지만, 수강생 수가 예년 수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EBS 연계 출제에 따라 수능이 쉬워지면서 수험생들이 굳이 발품 드는 학원 수강 대신 독학이나 인강으로 공부 방식을 바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찌감치 정시 전형을 포기하고 재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김모(19ㆍ서울 Y고3) 군은 “원하는 대학 의대에 올해 아깝게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강 등으로 취약 과목만 보완하면 충분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불황ㆍEBS 연계ㆍ물수능…겨울 방학철 학원가 ‘찬바람’

‘예비 고3’ 박모(18ㆍ서울 E여고2) 양은 “학원비도 만만찮고 차라리 EBS 교재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인강을 같이 병행하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경제적 부담도 수험생이나 독학이나 인간을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재수종합반을 들을 경우 월 수업료는 150만원에 육박한다. 재학생 대상 학원도 이에 못잖다. 역시 강남 지역의 단과 학원비는 과목당 100만원 안팎이다.

수강을 위해 상경해, 자취와 하숙을 하는 지방 학생의 경우 한 달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발빠른 일부 학원은 질문을 받고 출석만 체크하는 독서실 형태의 독학반을 만들어 수강생 잡기에 들어갔다.

학원가 관계자는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데다 수능이 쉬워지면서 수험생들이 독학과 인강에 눈을 돌리는 것 같다”면서도 “결국 의지력이 입시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