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0.2㎜ 미세 구멍

가짜 술 채운 일당 검거

60만원 짜리 中 마오타이酒  병에 미세 구멍 정체는? [차이나픽]
중국의 국주 마오타이 병에 미세 구멍이 난 모습. 일당은 라벨을 제거한 자리에 0.2㎜의 구멍을 뚫어 원래 술을 버리고 가짜 술을 채워놓은 뒤 라벨을 다시 붙이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SCMP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고급술 마오타이의 병에 지름 0.2㎜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내용물을 빼낸 뒤 가짜 술을 채운 일당들이 붙잡혔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당국은 최근 가짜 마오타이 수십병을 압수하고 이와 관련해 용의자 두 명을 체포했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가 보도했다.

용의자들은 마오타이 병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원래 내용물을 빼낸 뒤 싸구려 술을 채워 넣은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저장성 당국은 지난달 한 주류 소매업체로부터 닝보의 한 무역회사에서 구매한 마오타이 95병이 가짜로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닝보의 무역회사는 당국에 문제의 술을 마오타이 제조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Kweichow Moutai)를 대표한다고 밝힌 행상들로부터 구매했다. 이들 마오타이 한 묶음 시장가는 25만위안(약 4600만원)에 달했다.

당국 조사 결과 마오타이 병 76개에서 지름 0.2㎜의 미세한 구멍이 발견됐고 병 안에는 가짜 술이 채워져 있었다.

용의자들은 병의 라벨을 조심스럽게 떼어낸 뒤 구멍을 뚫었고 이후 다시 라벨을 붙였다.

당국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주류 업계 영업사원들도 해당 구멍을 알아채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대표 상품인 페이톈 마오타이는 알코올 함유량이 53%에 달하며 500㎖ 한 병 가격은 약 3000위안(약 55만원)이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국주(國酒)로 통한다. 마오쩌둥이 즐겨 마신 걸로 유명한 이 술은 중국에서 국빈 만찬은 물론 결혼식과 취업·승진 등 각종 축하 행사에서 소비된다. 공무원 접대용 또는 뇌물로 많이 오간다.

빈 병조차 온라인에서 30달러(약 4만원)에 거래될 만큼 인기가 높은 탓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가 취해졌다.

앞서 1996년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술을 따를 수만 있고 다시 채울 수 없는 마오타이 병을 출시했다.

또 모든 마오타이 병에는 고유의 무선 주파수 식별 코드와 개별 일련번호가 있다고 SCM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