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대차·기아 주가가 20일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매각한 것을 호재로 여긴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9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4% 상승한 19만670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기아 주가는 전날보다 2.35% 상승한 9만1400원으로, 지난 5월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9만1900원에 육박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장초반 외국인 투자자는 오전 9시 30분(잠정) 기준 현대차에 대해선 15억원, 기아에 대해선 58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주가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임시 이사회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지난 2020년 인수한 제너럴모터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함께 매각한다.
매각 대상은 러시아 현지 업체인 아트파이낸스이며, 매각 금액은 1만루블(14만원)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매각 후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내걸어 전쟁이 끝난 뒤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증권가에선 러시아 내 사업을 정리한 현대차의 조치가 주가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러시아 법인 장부가치 및 기존 손실 반영분 고려 시 매각에 따른 4분기 손실 규모는 현대차는 4700억원 규모(영업 외 손익에 연결로 인식)로 추정되고, 기아는 지분법 인식에 따라 약 1400억원의 손실 반영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는 현대차와 기아의 4분기 당기순익 대비 각각 16%와 6%, 연간순익 대비 4%와 2% 수준으로 실적 펀더멘털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매각 결정으로 현대차·기아의 배당금에 변동이 있겠다면서 “영업 외 손실의 지배주주 귀속분과 배당 성향, 주식 수 감안 시 현대차·기아의 DPS(주당배당금)에 각각 309원, 88원 감소 영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2023년 DPS 추정 대비 3%와 2%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2022년 이후 지속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장 가동 중단됐고, 유럽 제재로 사실상 영업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장 매각은 러시아 불확실성 제거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완성차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목표주가도 현대차 30만원, 기아 15만5000원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