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코와 입을 막으며 재채기를 참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무리하게 재채기를 참을 경우 신체의 다른 기관으로 압력이 전달돼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사례가 보고돼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라사즈 니시로프 스코틀랜드 던디대 의대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BMJ 케이스 리포트'를 통해 재채기를 막기 위해 코와 입을 막았다가 기관지가 손상된 스코틀랜드의 30대 남성 A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A 씨는 운전 중 재채기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자 코와 입을 틀어막고 재채기를 참았다.
겨우 재채기는 막았으나 문제는 그 뒤부터 목에 심각한 통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자 남성은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의 목 양쪽은 심하게 부어 있었다.
진단 결과 남성의 기관(후두에서 폐로 통하는 기도)에 가로세로 0.2cm 정도의 작은 구멍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부 폐기종 증상도 나타났다. 폐기종은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숨을 쉴 때 폐포가 제 기능을 못하는 질환이다. 만성적 기침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A 씨가 재채기를 참을 때 입과 코를 모두 막으면서 위쪽 기도의 압력이 높아져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재채기할 때 상부 기도의 압력은 1~2㎪(킬로파스칼) 수준이지만, 입과 코를 막으면 압력이 최대 20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재채기 후 기관지 천공(Perforation·구멍)이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코를 틀어막으면서 하는 재채기가 위험할 수 있음을 알고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