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의사 인력확충, 지금과 미래를 위해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입학 정원 수요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광장] 의사 인력확충, 지금과 미래를 위해

‘3058.’

지난 2006년부터 18년간 고정된 의과대학 입학정원 숫자다.

의대에 입학한 인원은 대부분 의사가 되는 만큼 18년간 해마다 증가한 의사는 3058명으로 봐도 무방하다.

오랫동안 유지된 것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지금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은 물론 향후에도 최선이라는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다면 지난 18년을 거쳐 현재 직면한 우리 의료 현실은 최선이었을까.

당장 직면한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에서 나타나는 인력 부족 문제는 물론 1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둔 고령인구로 인해 증가할 의료 수요, 요양·검진·미용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다른 영역에 비해 더욱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 지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수가 조정이나 각종 지원 정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쉽고 편한 길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가시밭길에 뛰어드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최근 의료 수요의 다양화와 제한된 의사 공급 구조는 초과 수요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며 그 격차를 더욱 키우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안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기에 정부는 지역과 필수의료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충분한 의사 인력이 공급될 수 있도록 의대 정원을 증원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필수의료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도 힘쓸 것이다.

먼저 증원 규모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수급 전망을 토대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해나갈 계획이다.

그간 연구된 다양한 수급 추계 분석을 활용하고, 의사의 고령화·근로시간 감소, 우리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등 공급과 수요 측면의 변화도 함께 고려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대학의 수용 역량을 점검해 합리적으로 반영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 관련 단체는 물론 병원계 등 범의료계와 환자단체 등 국민의 입장도 폭넓게 수렴할 것이다.

정부도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분야를 살리기 위해 충분한 규모의 인력 양성과 병행해 의료 사고에 대한 부담 완화, 수가 현실화, 근무 여건 등 종합적인 정책패키지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우리 의료법은 의료인에 대해 ‘국민 보건의 향상과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진 사람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 사명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 온 것, 그것이 바로 의료인이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국민의 염원이 담긴 의대 정원 확대는 정부와 의료계의 지상목표인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공통의 지향점이다.

그렇기에 의대 정원 확대와 정책패키지의 논의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