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이자부담까지 서민타격 심화

월급, 7월 4만원↓…“장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고금리에 4~6월 가계 이자비용 1년 만에 46%↑

‘월급 빼고 다 올랐다’…실질임금 5개월 연속 하락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물가가 치솟으면서 실질임금이 다섯달 연속 하락했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7%로 확대되면서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실제 월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먹거리 물가가 급등해 장을 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여기에 시중은행 금리가 최고 연 7%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로 이자부담까지 심화하고 있다.

5일 고용노동부의 8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39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만5000원(2.2%) 늘었지만,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55만9000원으로 5만3000원(1.5%) 줄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실질임금 5개월 연속 하락

7월 기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96만3000원으로 지난해 7월(391만9000원)대비 1.1% 올랐다. 상용근로자는 1.4% 인상된 421만3000원, 임시·일용근로자가 0.8% 하락한 174만5000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올해 1~7월까지 월평균 임금은 394만1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8만5000원)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크게 하락했다. 7월 실질임금은 356만4000원으로 1.1%(4만원) 낮아졌다. 실질임금은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2월 잠시 반등한 후 다섯달째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7월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연중 최저치로 축소했음에도 실질임금 감소율은 전달인 6월 0.6%의 두 배 수준인 1.1%로 커졌다. 실질임금 하락률은 지난 3월 2.6%를 기록했다가 4월과 5월 각각 0.2%, 6월 0.6%로 석 달째 0%대에 머물렀는데 7월엔 1%대로 올라섰다.

실질임금 하락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8월과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각각 3.4%, 3.7%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신선식품이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어느 가계든 일정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는 식비 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드는 건 높은 금리다. 지난해 1월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현재 3.50%까지 치솟는 등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은행 대출금리는 최고 연 7%를 넘어섰다. 올해 2분기 전체 가계의 이자 비용 지출 규모는 월 2조8373억원으로 추정됐다. 가계 이자 지출 총규모는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월 1조9433억원) 대비 46.0%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가구주가 상용직인 가구에서 월평균 이자비용으로 36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 가구(41만7000원)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 가구(31만4000원)가 사업용도 외에 신용·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부담한 가계대출 이자 비용도 각각 40.0%, 35.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