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페르타미나 협업…2030년부터 실증사업
국내부터 미국·말레이 등 확대…친환경 철강사 우뚝
[헤럴드경제(인도네시아 찔레곤)=김성우 기자] 최근 친환경 사업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포스코가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인도네시아 국영가스공사와 손잡고 CCS(Carbon Capture Storage·탄소포집저장)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영위하고 있는 철강사업의 보폭을 넓히는 것과 더불어 향후 미래 먹거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CCS 사업은 산업 발전 과정에서 나온 이산화탄소(CO₂)를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른바 굴뚝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친환경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50년 CCS 사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량의 9%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다국적 에너지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 인도네시아 국영가스공사인 ‘페르타미나(Pertamina)’와 이르면 내달부터 CCS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제철기업 ‘크라카타우 스틸(PT.Krakatau Steel)’의 합작사인 ‘크라카타우 포스코(PT.KRAKATAU POSCO·이하 PT KP)’가 철강을 생산하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폐유전 및 가스전에 저장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PT KP가 들어선 인도네시아 찔레곤 인근 100㎞ 반경에는 다수의 가스전이 있다. 포스코는 협업관계를 통해 약 7년 후인 오는 2030년부터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폐유전 및 가스전에 보관하는 실증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폐유전 및 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현지 폐유전 및 가스전에 저장하는 다른 사업보다 거부감이 낮다”며 “포스코 입장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줄이며 친환경 철을 생산하는 미래사업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전방위적으로 CC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SK그룹·한국석유공사·쉘(Shell)과 총 1억9300만t(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저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해 울릉분지에서 CCS 기술을 구현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폐유전과 가스전이 있는 지역에서 CCS 사업권 확보에 나섰다. 최근 CCS를 위한 미얀마 가스전 탐사 개발이 대표적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스전 탐사권 확보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텍사스주 토지관리국이 주관하는 CCS 사업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석유가스공사인 ‘페트로스(Petros)’와 ‘고갈 유·가스전 활용 탄소 포집 저장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CCS 기술은 철강 제품 생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사업으로 미래 친환경 철강사를 지향하는 포스코의 청사진 중 하나”라며 “여러 방면에서 CCS 사업을 확대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계속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천연자원과 이차전지소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 국내 기업 최초로 이차전지소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을 해외 원료 산지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니켈제련공장은 니켈을 함유한 광석을 녹여 이차전지소재에 사용하기 위한 니켈 중간재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하면서 핵심소재인 니켈의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포스코홀딩스의 니켈제련공장은 인도네시아 할마헤라(Halmahera) 섬 웨다베이(Wedabay) 공단에 들어선다. 이곳에서 연간 5만2000t(니켈 함유량 기준) 수준의 니켈 중간재를 생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