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현역 은퇴를 선언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찬성은 27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 메인 이벤트에서 맥스 할로웨이(미국)에 3라운드 23초 만에 KO패했다.
경기 후 정찬성은 옥타곤 인터뷰에서 "이제 그만하겠다. 난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었다. 할로웨이를 진심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회없이 준비했다. 톱 랭커를 이기지 못하는 건 냉정히 그만할 때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은퇴를 다시 알리면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찬성은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다. 더 바라는 것은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며 “해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모두에게 감사하다. 이제 더 이상 평가받고, 비교 당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 같아 홀가분하고 후련하면서도 무섭기도 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지만 하게 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임하겠다. 그동안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 정말 행복했다. 내 마지막 싸움 상대가 돼준 할로웨이, 영광이었다. 언젠가 또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자”고 덧붙였다.
정찬성은 UFC에서 7승5패의 전적을 남겼는데, 그는 UFC 역사에 여럿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찬성은 2011년 레너드 가르시아를 상대로 펼친 UFC 데뷔전에서 트위스터(척추 비틀기)로 승리를 기록했다. 이는 UFC 최초의 트위스터 서브미션 승리다.
정찬성은 그해 12월에는 마크호미닉을 7초 만에 쓰러뜨려 UFC를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에도 꾸준히 UFC 페더급 강자로 활약하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2차례 타이틀 매치에 나서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정찬성의 은퇴를 선언하자 그의 상대였던 할로웨이는 경기 후 "내가 운이 좋았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정찬성의 마지막 상대였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UFC 출신 선수들도 정찬성의 은퇴에 박수를 보냈다. UFC 최고의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는 "좀비의 멋진 전진이었다. 정찬성의 클래스를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페더급 랭킹 2위 이야르 로드리게스(멕시코)는 "격투기 전설의 행복한 은퇴가 되길 바란다"고 정찬성을 응원했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 찰스 올리베이라(브라질)은 "코리안 좀비는 진정한 레전드다. 은퇴를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UFC도 SNS를 통해 "UFC의 레전드. 놀라운 커리어에 찬사를 보낸다"며 정찬성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