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저의 이해관계 때문에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셀트리온 그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올드보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복귀 이후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합병은 예견된 수순이었으나 기습적인 발표와 맞물려 2세 승계, 일부 주주들의 반대 등 우려도 나왔다.
이에 서 회장이 직접 간담회에 나서 양사 합병이 주주들의 선택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 회장은 17일 온라인 간담회를 주재하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관련한 회사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셀트리온 그룹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0.4492620주 비율로 합병 계획을 내놨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이다. 합병 승인 관련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23일 열릴 예정이다.
우선 이번 합병이 2세 승계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양사 합병이 2세 승계와 관련된 것은 아니냐’는 질의에 “주주들이 원했고, 많은 투자자들이 권유했기 때문에 합병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양사 합병에 반대할 일부 주주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셀트리온 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1조원’ 실탄을 마련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반대의견을 가진 주주가 회사에 대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매수 해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다.
서 회장은 “합병을 결의하면서 양사 이사회는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1조원으로 했다”며 “1조원 한도 내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받을 것이고, 이 액수를 전제로 (합병이) 주주총회에 상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1조원 이상 나왔을 때를 대비해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1조원 이상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이번 합병 계획에 빠진 셀트리온제약에 대해서는 양사 합병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2단계 합병이 진행될 것이라 예고했다.
서 회장은 “연내에 양사 합병이 종료되면 6개월 안에 2단계 합병도 추진할 것”이라며 “3사 합병의 큰 원칙을 약속대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금번 합병 계획에서 셀트리온제약이 빠진 것과 관련해 “3개 회사가 동시에 합병을 추진할 경우 절차상 애로사항이 있고, 주주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간담회 마지막까지 이번 합병이 주주들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업 합병은 개인의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들의 선택, 미래 투자자들의 응원으로 하는 것”이라며 “합병 이후 법인의 미래를 다각도로 시뮬레이션 해봤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투자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올해 9월 초 싱가포르, 중순 맨해튼을 찾을 것이고, 두 부회장도 국내 기관투자자와 주주들은 물론 일본, 유럽을 찾아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