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출장자에 공유오피스
포스코 송도·판교 거점오피스 확대
LG엔솔은 제주도 두 곳 오피스 마련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대기업의 공유오피스가 제주도를 넘어 해외까지 확대되고 있다. 출퇴근 피로도를 최대한 줄이고,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이날부터 판교 포스코DX 사옥 내 192평 규모의 거점오피스 ‘With POSCO Work Station’의 운영을 시작한다. 2021년 서울 여의도 파크원, 을지로 금세기빌딩, 지난달 15일 포스코타워송도에 이어 네 번째 거점오피스다.
경기 동남부와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의 출퇴근 피로감을 줄이고, 해당 지역에 있는 여러 고객사·연구소 방문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판교 거점오피스는 포스코DX 사옥 내 192평 규모로 업무공간 외에 회의실, 개인사물함, 탕비실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송도 거점오피스는 포스코타워송도 내 71평 규모로 업무집중형 공간 위주로 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도권(79개)을 넘어 오창과 청주, 대전, 세종에 이르기까지 모두 88개의 거점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오피스(O-PEACE) 제주와 제휴를 맺고, 제주도(조천리·사계리)에 두 곳의 거점오피스를 마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과 휴가를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방식인 ‘워케이션’ 도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주도에 마련된 거점 오피스 역시 워케이션 도입 취지에 맞춰 산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은 물론 간식이 구비된 휴게공간, 미니책방, 낮잠을 위한 소파, 탁구장과 농구장, 보드게임과 게임기 등을 갖췄다.
현대차와 기아는 엔데믹으로 해외 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출장자들의 업무 편의 개선을 위해 공유오피스 운영 기업 위워크와 제휴를 맺었다.
양사 직원들은 해외 출장 시 모바일 앱을 통해 예약하면 위워크가 전 세계 39개국 150여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700여개 공유오피스를 언제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 사무공간은 물론 콘퍼런스룸, 프린터, 음료, 인터넷 환경도 구비됐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유럽의 주요 도시는 물론 인도,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각 도시 중심부와 주요 생산 거점이 있는 곳에 공유오피스가 있는 만큼 직원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출장 업무를 끝낸 후 출장지 인근에서 여행과 현지 문화 체험을 하고 싶은 현대차·기아 직원들이 각 거점에 있는 공유오피스를 활용해 휴가 일정에 따른 비용만 직원이 부담하고 항공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같은 변화는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확산과 관련이 깊다. 채용정보사이트 잡플래닛이 지난해 직장인 1124명에게 설문을 시행한 결과,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워라밸을 꼽은 비중이 과반인 53%를 차지했다. 워라밸 다음으로 ‘회사와 집과의 거리’를 꼽은 비중도 전체 응답자의 4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유오피스 문화 확산은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그룹 수장들의 의중과도 일맥상통한다.
MZ세대와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회사 내에서도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젊은 임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 회장 취임 전부터 ‘수부(수석부회장의 줄임말)’라는 호칭으로 불린 정 회장은 줄곧 “직원들이 가정과 회사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해 왔다.
해외 공유오피스 확대를 비롯해 유연근무제와 복장·점심시간 등 자율화, 비대면 보고 확대, 자율좌석제도 도입, 직급과 호칭 체계 축소·통합 등 변화 역시 자율성과 기회 확대를 통해 일 중심의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정 회장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임직원”이라며 “임직원의 80%가 MZ로 구성된 젊은 조직인 만큼 근무 환경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점오피스 확대는 권 부회장이 행복한 조직문화를 위해 제시한 보고·회의문화 간소화, ‘님’ 호칭을 통한 수평문화’ 등 6대 실천 과제 가운데 성과에만 집중하는 자율근무문화 조성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