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철 대표 등 어피너티측 신규 이사 선임

인수 7년째 주가는 1/3 수준 하락

작년 말 인수금융 만기 연장 성공

엑시트보다 지분가치 상승 집중할 듯

주가 회복 더딘 락앤락…어피너티, 엑시트는 언제쯤? [투자360]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지난 2017년 락앤락을 인수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통상 사모펀드는 4~5년 정도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한 뒤 엑시트(exit·투자금회수)에 나서는 데 락앤락의 경우 인수 당시보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7년째 투자금 회수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다음달 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민병철 어피너티 대표를 비롯해 이상진 어피너티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천해우 락앤락 동남아영업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것이다.

어피너티는 락앤락의 최대주주(69.6%)로 그동안엔 이상훈 어피너티 한국 총괄대표와 최현 어피터니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이번 어피너티측의 신규 이사 선임은 최근 이 총괄대표가 어피너티를 퇴사하면서 발생한 이사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잔여임기는 기존 이사들의 임기 만료인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IB 업계 안팎에선 어피너티가 락앤락의 경영참여를 지속하면서 당분간 어피너티가 엑시트보다는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락앤락의 주가는 인수 이후 곤두박질 치며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인수 공시된 2017년 8월25일 1만2950원(종가)였는데 최근 26일 종가 기준 주가는 5820원 기록했다. 어피너티가 인수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 적용해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한 것을 고려하면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락앤락도 2020년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취득·소각을 반복하며 주가를 높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최근 어피너티가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탠다. 앞서 어피너티는 지난해 말 락앤락 인수 당시 인수금융을 조달한 대주단과 만기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융 일부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최대 3년 만기 연장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로선 급한 불을 끈 만큼 당분간 락앤락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에서 락앤락은 최근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일부 해외자산과 국내 부동산을 매각했고,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락앤락의 브랜드 가치가 이미 상당하고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인수매력도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수금융 연장 당시에도 대주단이 매년 꾸준히 600억원대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하는 등 락앤락의 재무안전성이 우수하단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한 관계자 “지난해 금리가 많이 올라가 어려움은 있었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할 때지 매물로 나올 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 대주단도 그런 회사의 영업 전략을 고려해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