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인도가 파키스탄과 영토 분쟁을 겪는 카슈미르에서 주요 20개국(G20) 행사를 열기로 하자 파키스탄이 강력 반발했다.
22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서 G20 관광 실무단 회담을 개최한다.
인도는 오는 9월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작년 말부터 전국 곳곳에서 관련 부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번 행사에 앞서 스리나가르는 물론 인도령 카슈미르 전역의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카슈미르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여러 차례 군사 충돌을 일으킨 지역이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인도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 시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잦다.
평소 이곳에 배치된 인도군 병력만 50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도 인접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군사력을 집중시킨 상태다.
이러한 분쟁지에서 국제행사가 열리는 점에 대해 아르빈드 싱 인도 관광부 차관은 전날 "스리나가르에서 개최되는 G20 행사는 이 지역의 관광 잠재력과 문화적 풍요로움을 부각시킬 특별한 기회"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이번 행사에 60여개국 180여명의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인도가 카슈미르에서 G20 행사를 여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르다리 장관은 "인도는 콘퍼런스 행사 개최로 카슈미르인의 목소리를 억압할 수 없다"며 "인도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도 이번 행사에 불참하며 이런 기류에 보조를 맞췄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영토분쟁 지역에서 열리는 어떤 형식의 G20 회의에도 결연히 반대하며 이런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이 '카슈미르 G20 행사'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우호국인 파키스탄을 배려하는 동시에 자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